구글, 국내 이통사와 문자메시지 플랫폼 '챗(Chat)' 상용화

서울 강남구 구글 코리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서울 강남구 구글 코리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구글이 개발 중인 '챗(Chat)'을 국내 이동통신사가 출시하는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한다.

챗은 문자메시지 무료화는 물론, 인공지능(AI), 결제서비스 연동 등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서비스 주도권을 구글에 내줄 우려가 적지 않다.

복수의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구글과 최신 안드로이드P 버전 스마트폰에 챗을 기본 탑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면서 “조만간 이통사 문자메시지 표준과 연동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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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최신 안드로이드P 스마트폰부터 챗을 내장형(임베디드)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폰에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 지메일이 기본 탑재되듯 스마트폰 제조사 기본 문자메시지 앱과 챗 중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안드로이드폰은 다운로드 방식 제공이 유력하다.

챗은 전화번호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간 문자메시지는 무료다. 피처폰 또는 아이폰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며 요금제에 따라 일부 요금이 부과되고 기능도 제한된다.

챗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최신 문자 표준 규격인 RCS 2.0을 적용한다. 문자메시지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처럼 사진·영상 첨부, 그룹채팅이 가능하고 모바일 결제와 챗봇(대화형 AI) 등 부가기능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챗에 RCS 2.0 기본 기능에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 문자메시지로 날씨를 물어보거나 일정을 조회하는 등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통사는 챗을 '양날의 검'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자메시지와 챗 연동을 결정했지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챗은 이통사 문자메시지 서비스 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국내 모바일OS 플랫폼을 장악한 구글을 중심으로 RCS 2.0 대중화를 타진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융합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반면 챗이 확산될 경우 이통사가 문자메시지 주도권을 구글에 넘겨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당장 챗은 문자메시지 무료화 정책으로 이통사 문자메시지 수익을 잠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이통사가 모바일결제, 챗봇, AI 등 문자메시지 기반 서비스를 자체 개발할 때 챗 플랫폼에 상당부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모바일OS를 장악한 구글 플랫폼 지배력이 문자메시지 융합 서비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통사 임원은 “안드로이드 모바일OS를 장악한 구글과 협력이 불가피했다”면서 “문자메시지 플랫폼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주도권과 관련해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구글 관계자는 “신규 메시지 플랫폼 준비는 일부 외신에 보도된 바 있다”면서 “한국 사업 관련 사안은 알려주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표〉이동통신사 구글 문자메시지 플랫폼 '챗(Chat)' 서비스 도입

구글, 국내 이통사와 문자메시지 플랫폼 '챗(Chat)' 상용화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