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미래형 매장을 구상하고 있다. 신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제품 관리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매장이다. 편의점은 유통업체 가운데 소비자와 가장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ICT 기업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 투자회사 BGF는 최근 SK텔레콤과 '전략 제휴'를 맺고 미래형 매장 구축에 착수했다. CU는 SK텔레콤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및 ICT 기반 리테일 테크 △멤버십·페이먼트 △물리·정보 등 시큐리티 사업 △유통 및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형 무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CU는 지난 4월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트윈시티 남산타워와 판교 NHN 사옥에 각각 무인편의점을 열었다. 고객은 스마트폰의 CU 셀프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CU바이셀프'로 매장을 출입한다. 스마프폰 카메라로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사전에 지정한 신용카드로 모바일 결제가 끝난다. 무인매장 최대 난제로 지적된 보안은 에스원과 AI 감시카메라로 보완한다.
식자재 유통 및 급식업체 CJ프레시웨이도 최근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업체인 '위워크' 지점 안에 무인점포를 가동했다. 위워크 내 무인점포 '위워크 어니스트 마켓'에 가정간편식과 간식 등 먹거리를 납품하고 관리한다. 서울 여의도 위워크 지점을 시작으로 매장을 확대한다.
CJ프레시웨이와 위워크는 무인점포와 간편식 자판기 운영을 중심으로 미래형 매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상권별로 다양한 형태의 무인점포와 유인매장 결합을 테스트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을 한 후 출입할 수 있으며, 매장 내에는 셀프계산대가 있어 고객 스스로 결제한다. 이마트24는 지난달 5일부터 기존 편의점 매장과 자동판매기를 결합한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는 일반 매장과 셀프 매장을 함께 운영한다. 밤 12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는 셀프 매장만 운영되는 곳도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셀프 매장이 늘면 추가 인건비 부담 없이 영업시간을 늘릴 수 있고, 시간대별 매장을 탄력 있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인 세븐일레븐은 연내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1호점과 2호점이 특정 오피스 건물 안에 위치한 것과 달리 3호점은 일반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오픈형 매장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최근 기술 진화 속도와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스마트 매장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시스템에 의한 탄력 운영과 인건비 절감 등에서 미래형 점포는 꾸준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