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140>몰카근절 전도사 '이종혁 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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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교수는 “몰카 범죄는 일상화해 이게 잘못인지 자각(自覺)조차 못할 정도”라면서 “몰카 범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종혁 교수는 “몰카 범죄는 일상화해 이게 잘못인지 자각(自覺)조차 못할 정도”라면서 “몰카 범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한 공공캠페인 '빨간 원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공공소통연구소장)를 3일 오전 만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소통 전문가인 그를 인터뷰하면서 문득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이유는 하나다. 빨간 원 프로젝트가 마치 나비가 날갯짓 하듯 몰카 근절 공공 캠페인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한 빨간 원 프로젝트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1차 캠페인에 이어 지난 5월 말부터 민간 주도로 전환해 2차 캠페인을 시작했고 최근 참여가게 1호점 인증행사를 개최했다.

몰카 범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몰카 방지책을 수립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 범죄는 여전히 기승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시대가 변하면서 몰카 범죄 등도 중대해졌다”며 수사기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 만연한 디지털범죄를 막기 위한 빨간 원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자신이 냈지만 이를 주도해 공공 캠페인으로 전개한 기관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라며 “빨간 원 프로젝트는 민관협력 모범 캠페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빨간 원 프로젝트는 2012년 5월부터 전개하는 라우드(LOUD) 프로젝트 중 하나인데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가 있는 소재를 찾아 다양한 공공 캠페인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lt;140&gt;몰카근절 전도사 '이종혁 광운대 교수'

-빨간 원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심각한 사회 문제인 몰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다.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금지나 경고를 의미하는 빨간색 원 스티커를 스마트폰 렌즈 둘레에 붙여 범죄를 막고 경각심을 높이자는 공공 캠페인이다. '나는 감시하겠습니다' '나는 보지 않겠습니다'가 빨간 원 프로젝트 슬로건이다. 픽토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 원을 스마트폰 카메라 둘레에 부착하자는 데 착안했다.(이 교수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빨간 원 스티커 사진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이 프로젝트를 언제부터 시작했나.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했다. 기획은 내가 했지만 경기남부경찰청이 주도해 사회단체와 학교 등과 같이 공공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이디어를 낸 계기는.

▲라우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지난해 9월경 몰카나 도촬, 리벤지 포로노 대책을 놓고 고민을 했다. 공공소통연구소는 각계 기관 인사와 교류가 활발하다. 현안이 있으면 같이 고민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하면서 대안을 찾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김경운 홍보기획계장의 고민을 듣고 빨간 원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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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는 얼마나 만들었나.

▲공공소통연구소에서는 2000장을 만들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6만장을 제작했다. 연구소 경우 처음에는 이걸 다 배포할 수 있을 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았다. 학생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연락이 와서 모두 배표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산하 경찰서와 지구대, 기관, 단체 등에 스티커를 배포했다고 한다.

-반응은.

▲아주 좋았다. 도지사와 시장 등 지자체 단체장과 국회의원, 설경구씨 등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100여명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인증 샷을 올린 사람만 1700여명에 달했다. 선거장에 투표하고 인증샷을 올리는 일과 흡사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한국사이버폭력대응센터와 간담회도 열었다. 캠페인 1개월여 만에 250여 기관단체와 시민 15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30일부터 이 캠페인을 민간주도로 전환해 '시즌2' 캠페인을 시작했다.(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안양시 성결대학교 내 카페에서 빨간 원 캠페인 참여가게 1호점 인증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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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캠페인과 다른 점은.

▲그동안 다수 캠페인은 추진 방식이 하향식(下向式)이었다. 위에서 캠페인 내용과 방식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방식이었다. 또 선포 위주였다. 그러나 빨간 원 프로젝트는 정반대다. 상향식(上向式) 캠페인이다. 대학에서 기획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걸 경기남부지방경찰정이 주도해 공공 캠페인을 전개했다. 캠페인에는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도 관심을 갖고 동참했다. 일반이 주도한 공공 캠페인에 정부 부처가 동참한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몰카 범죄 실태는 어떤가.

▲매년 급증 추세다. 범죄 수법도 다양하고 치밀하다. 경찰청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523건에서 2016년에는 5185건으로 급증했다. 몰카 범죄가 이게 잘못인지 자각(自覺)조차 못할 정도다. 몰카 범죄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일이고 우리 문제다.

-왜 몰카 범죄가 증가하나.

▲크게 3가지라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몰래 카메라 기술 발전이다. 둘째는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1위다. 셋째 SNS 등 개인미디어가 크게 늘었다. 요즘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사용이 일상인 현대인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스마트 모빌리스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제는 스마트 폰과 사람이 일체화했다. 그러다보니 공공의식보다 사적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

-몰카 등 디지털 범죄 근절책은 무엇인가.

▲문제 해법은 크게 3가지 단계가 있다. 국민 의식 향상과 캠페인, 법과 규제 단속이다. 디지털 범죄를 근절하려면 우선 국민 의식 수준이 높아야 한다. 국민 자율로 몰카 범죄를 근절 못하면 캠페인을 전개하고 그래도 안 되면 법으로 규제하고 단속해야 한다. 몰카 범죄를 근절하려면 캠페인과 단속 규제를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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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드 프로젝트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12년 5월부터 시작했다. 공공소통연구소를 설립해 사회적 가치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공공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교수입장에서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넛지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는 실험적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전개했다. 우리가 직면한 공공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를 내서 지역 공동체 소단위로 공공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라우드(Loud)는 우리 사회에 관심을 두고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자(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는 의미다.

-그동안 추진한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120여개 공공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소소한 캠페인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정부와 기업이 이를 차용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 괄호 프로젝트부터 지하철 임산부석 테디베어, 스쿨 존 양옆을 살펴요, 빨간 원 프로젝트, 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 프로젝트, 서울시 지원봉사센터와 같이 하는 '안녕하세요' 인사말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공공 캠페인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 작은 외침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 지혜와 미래세대 커뮤니케이션 감각, 지식을 융합해 우리 시대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를 실천하고 있다.

-공공소통연구소 조직과 인력은.

▲기존 연구소 틀을 완전히 벗어난 조직이다. 별도 인력이 없다. 수업을 통해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학생 눈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도 낸다. 연구소는 물리적 공간일뿐 틀이 없다. 틀을 만드는 순간 물이 고이듯 생각도 틀에 갇힌다. 지금은 연구실이 연구소고 학생들이 연구원이다. 모든 게 물이 흐르듯 순환구조다. 자력갱생한다.(웃음).

-앞으로 계획은.

▲사회적 가치를 커뮤니케이션으로 계속 창출하고자 한다. 왜곡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 작은 몸짓이고 작은 외침일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이라고 할 게 없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교수로서 세 글자를 좋아한다. 각(角)과 격(格), 결이다. 어떤 사물을 볼 때 다른 각도로 보라는 것이다. 다음은 격을 갖추자는 것이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격이 있는 사람이 있다. 자기만의 철학, 숨겨진 콘텐츠를 갖춘 사람한테서만 느낄 수 있는 결을 가져야 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결이 다른 사람이라고 하지 않나. 취미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일이다. 나는 저녁약속을 잘 안한다. 대신 나 혼자만의 일로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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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광운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공소통 전문가로 다수 정부부처 정책과 공공기관 PR 자문을 하고 있다. 공공소통 분야 연구와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2016년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제4기 지역신문발전위원, 국방부 국방정책자문위원, 농림축산식품부와 국가보훈처 정책홍보자문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외교부 커뮤니케이션 자문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청렴시민 감사관 등으로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로 '공공소통감각'과 'PR을 알면 세상이 열린다' 'PR기업의 역사와 성공사례' '커뮤니케이터' 등 다수가 있다. '커뮤니케이터'는 서울 연희동 동네서점에서만 판매한다. 이 일도 독립서점 관심 갖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현덕 대기자 hd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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