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염기서열 한 개 차이 구분하는 마이크로RNA 센서 개발... '암 조기 발견 가능'

국내 연구진이 인체 조직에서 암을 비롯한 질병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RNA'를 염기서열 한 개 차이까지 구별해 감지하는 고감도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마이크로RNA 정보 파악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고 관련 항암제 효능을 평가하는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팀이 정밀 감지가 가능한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기반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

마이크로RNA는 사람 세포에 2600개 이상 존재하는 작은 RNA다. 22개 염기서열로 이뤄져 있는데, 따로 유전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RNA에 결합해 각종 단백질 발현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수 많은 생명현상에 관여한다.

마이크로RNA는 질병 조기 진단에 사용할 수 있다. 암 환자 체내에는 종양 억제 유전자와 결합하는 마이크로RNA가 많다. 관련 마이크로RNA 양을 검출하면 발병 여부를 쉽게 파악 가능하다. 학계는 그동안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기술로 마이로RNA 분석에 나섰는데, 유전자 증폭 및 별도 라벨링 과정이 필요해 유전자에 변형을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유전자 증폭이나 라벨링이 필요없는 LSPR 기술을 활용했다. LSPR은 금속 나노입자나 나노구조체가 특정 파장을 가진 빛과 상호작용할 때 생기는 광학 현상을 뜻한다. 마이크로RNA 존재 여부에 따라 빛 흡수 파장이 달리 나타나는데, 이를 센서에 활용하면 22개 염기서열을 전부 구분할 수 있다.

이태걸 박사팀이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를 개발하는 모습.
이태걸 박사팀이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를 개발하는 모습.

연구팀은 또 기존보다 수십 배 큰 파장 변화가 발생하도록 센서 내 금 나노구조체를 조정, 고감도 신호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이태걸 박사는 “고감도 마이크로RNA 센서는 효율성과 재현성이 높아 의료 현장에서 다양한 분석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다”며 “기존 기술보다 기기 제작 비용이 낮고 대면적 감지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