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커지는 글로벌 자율주행 노하우…“웨이모 날고, 우버 추락”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 업체간 자율주행 기술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인 '웨이모(waymo)'는 이달 중으로 누적 주행거리가 700만마일(1126만㎞)에 이르게 된다.

웨이모의 퍼키시파 PHEV 자율주행차 (제공=웨이모)
웨이모의 퍼키시파 PHEV 자율주행차 (제공=웨이모)

13일 업계에 따르면 뷰언 스튜어드 웨이모 수석 사업 개발 책임자는 지난 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달 중으로 자율주행 누적 데이터가 700만마일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모는 2015년 6월 처음으로 100만마일(약 161만㎞) 주행을 돌파한 이후 1년 4개월 만인 2016년 10월 200만마일(약 322만㎞)을 달성했다. 2017년 5월 300만마일(약 483만㎞), 2017년 11월 400만마일(약 644만㎞), 2018년 2월 500만마일(약 805만㎞) 등 주행 데이터 수집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5월에는 누적 주행 데이터가 600만마일(약 966만㎞)을 넘어섰고, 약 한 달 만에 700만마일까지 돌파하는 것이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실험 차량 규모를 늘리면서 누적 주행 데이터 수집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마운틴뷰를 비롯해 텍사스 오스틴, 워싱턴 시애틀, 애리조나 피닉스, 조지아 애틀랜타 등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미니밴 '퍼시피카 PHEV' 600대로 자율주행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700만마일에 해당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작은 사고가 몇 번 발생했지만, 사망사고는 없었다.

웨이모의 재규어 전기차 아이페이스(I-PACE) 자율주행차 (제공=웨이모)
웨이모의 재규어 전기차 아이페이스(I-PACE) 자율주행차 (제공=웨이모)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율주행차 도로주행 테스트 보고서에서도 웨이모는 단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총 주행거리는 35만2545마일(약 56만㎞)에 달했고, 인공지능(AI)이 제어 능력을 잃어 사람에게 운전 권한을 넘기는 '분리(Disengagement)' 발생 횟수도 5596마일(약 9000㎞)로 주행 당 한 번에 불과했다.

웨이모는 이와 같은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연말께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FCA 퍼시피카 PHEV 6만2000대, 재규어 전기차 아이페이스(I-PACE) 2만대 등 총 8만200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완료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망사고를 일으킨 우버의 'XC90' 자율주행차를 조사하고 있다. (제공=NTSB)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망사고를 일으킨 우버의 'XC90' 자율주행차를 조사하고 있다. (제공=NTSB)

반면 우버는 지난 3월까지 누적 주행 데이터가 300만마일에 달했지만 사망 사고 이후 실험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사고보고서에 따르면 우버 자율주행차는 사고 발생 6초 전 차량이 보행자를 발견했다. 자율주행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보행자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 분류했고 충돌 1.3초 전에야 비상 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버가 자율주행 중 작동을 막아둔 볼보의 긴급제동 기능만 활성화됐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우버 측은 아직까지 자율주행 실험 재개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아직까지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현대차(15대), 서울대(4대), 삼성전자(2대), 전자통신연구원(2대), 한국교통안전공단(2대), SK텔레콤(1대) 등 46대에 대해 임시 운행 허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은 임시주행 면허를 발급 받아서 일부 구간에서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업계 관계자는 “웨이모 자율주행차는 1100만㎞ 이상을 큰 사고 없이 주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연말부터 상용화를 위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재개한다”면서 “하지만 국내 기업을 포함한 다른 업체들은 상용화까지 최소한 2~3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격차 커지는 글로벌 자율주행 노하우…“웨이모 날고, 우버 추락”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