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이후]'싱가포르 출발' 中 고위급 전용기 2대, 모두 베이징에 귀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제공됐던 중국 고위급 전용기 2대가 13일 오전 모두 베이징(北京)에 귀환했다.

특이한 점은 2대 중 1대는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베이징에 착륙했고 다른 1대는 평양을 거쳐 베이징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베이징에 도착한 이들 전용기에 북한 고위 관리들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 고위 관리들이 중국에 북미회담 결과를 통보해 주려고 전용기를 타고 왔을 가능성이 있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 CA63편은 지난 12일 저녁 11시 40분(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이륙해 중국 내륙 항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13일 오전 5시 29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렸다.

이 항공기의 당초 목적지는 '평양'이었다. 그러나 베이징에 인접했을 때 갑자기 목적지가 이 사이트상에서 사라지더니 베이징 공항에 착륙했다.

이날 공항 주변에는 별다른 통제가 없었으며 북한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할 때 들르는 조어대(釣魚台)에도 별다른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미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관리들이 내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북한 측이 중국에서 빌린 747기 중 1대를 통째로 비워 베이징에 바로 반납하고 다른 1대의 747기와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에 김 위원장과 수행단이 타고 평양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중국 고위급 전용기가 베이징 공항에 내렸으며 누가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베이징 내 별다른 동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귀국길에 제공된 또 다른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CA62편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편명을 CA122로 바꿔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이날 공항에서는 이 항공기에서 반출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을 이삿짐 차량에 싣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중국국제항공기가 13일 북한에 들어간 뒤 베이징에 도착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비행기는 지난 10일 싱가포르 방문 시 김 위원장이 탑승했던 보잉 747 여객기로 귀국 때에도 투입됐다.

CA62편은 12일 저녁 11시 23분(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이륙해 중국 내륙 항로를 따라 이동했다.

이후 베이징 상공 인근에서 갑자기 CA121로 편명을 바꾼 뒤 북쪽으로 이동해 평양 순안 공항에 착륙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 일행이 싱가포르로 갈 때 고위급 전용기인 보잉 747-4J6기 한 대와 에어버스 A330-243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귀국길에는 북한 측 수행단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가 이용하는 747-4J6기 두 대를 제공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도 중국 전용기들과 똑같은 항로로 뒤따라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 등을 실은 북한 화물기 '일루신-76'은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중간 경유지인 광저우(廣州)에 도착했으며, 조만간 평양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