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뢰 잃은 자본시장, 의사결정 과정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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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무차입 공매도는 불가능하다”는 금융 당국 말이 무색하게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외국계 증권사 무차입 공매도 의심 사례가 등장했다.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이 공매도 주문을 위탁 체결하는 과정에서 결제불이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지난 4일에야 확인했다. 차입 주식 결제 시한인 'T+2일'이 지난 날의 낮 12시부터 주식 입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융 당국 감시망이 이틀 동안 가동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 발표 당시에도 착오 입고된 '유령 주식'이 유통된 것은 내부 검증을 거치지 못한 증권사 내부 통제 장치 부실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스템 허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대책 발표 이후 사건이 재차 터져 나왔음에도 “좀 더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는 원론에 그친 대답 외 이렇다 할 입장도 내놓지 못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현 자본시장 시스템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의혹에 대한 금융 당국의 설익은 대책은 신뢰만 더욱 저하시켰다.

신뢰의 핵심은 결국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심의 과정에서 감리위원회 논의 결과를 속기록으로 남기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은 오는 21일 제15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공매도 폐지 논란을 촉발시킨 삼성증권 배당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대심제로 열리는 만큼 검사자뿐만 아니라 사고 당사자 입장도 청취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15일에는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 검사도 마무리한다.

금융 당국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의혹이 쏟아지는 지금 차라리 심의 속기록을 공개하는 것은 어떨까. 투명하고 공정하게 의혹을 남기지 않는 것이 잃은 신뢰를 되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시장 요구에 응할 때가 됐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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