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애플 한국소비자 경시에 강력 대응해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애플은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갑질 의혹을 받고 있지만 제대로 해명하거나 시원하게 상황을 마무리한 적이 없다. 최근 집단소송으로 번진 아이폰 배터리 성능 조작 건 대응 태도는 이 같은 국내 소비자 감정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글로벌 이슈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처음으로 거대한 반 애플 정서가 표면화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애플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한 아이폰 배터리 성능 조작과 관련해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팀 쿡 CEO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이사를 형사 고발했다.

애플은 유독 한국 소비자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자국 시장과 비교해 한국 시장에서는 불공정한 행태가 이어졌다. 제품 가격을 다소 비싸게 책정하고, 제품 결함에 대한 해명 요구조차 묵살해 왔다. 그럼에도 한국 충성 고객들은 묵묵히 애플의 더 나은 행보를 기대하며 기다렸다. 배터리 성능 조작 소송이 역대 최대 규모로 커진 것은 바로 기대감이 배신감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집단소송에는 애플 충성 고객 대부분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제대로 된 사과보다 국내 거대 로펌이라는 방패 뒤에 숨는 것을 택했다. 애플은 IT 제품 평가 사이트의 문제 제기로 미국 소비자들이 분노해서 집단소송이 일자 이를 시인하고 배상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환불 보상을 해 주겠다던 구매 피해조차 차일피일 미루는 행태를 보였다.

애플 집단소송은 장기전 공산이 크다. 한국 재판은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미국 재판 결과를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불리하게 나오면 한국에서 다른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디지털증거물(아이폰) 감정을 의뢰한 것은 현명한 판단에 따른 조처이다. 해외에서 전해지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국내 증거도 필요하다. 애플의 한국 시장과 소비자 경시 태도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