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텍사스대 교수 "테더로 비트코인 시세 조작" 의혹 제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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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대 저명한 교수가 암호화폐인 '테더'가 비트코인 시세 조작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보고서 공동저자인 존 그리핀 텍사스대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인 아민 샴스는 “테더가 비트코인 가격을 안정화하거나 조작하는 데 모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더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지난 1년 동안 '테더 리미티드'가 주장하는 것처럼 테더당 1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 가격변동이 극심한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테더는 법정화폐나 실물자산을 기준으로 가격이 연동되는(고정되는) 대표적 '스테이블코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 상당 테더가 발행됐다. 테더는 이처럼 엄청난 발행량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사실상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불투명한 운영과 재정이 지속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주요 암호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파이넥스와 테더 최고경영자(CEO)가 같은 사람으로 사실상 한 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세 조작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리핀 교수는 데이터를 통해 시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블록체인 핵심기술인 분산원장에 기록된 수백만 건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분석했다.

공개 원장을 통해 비트파이넥스 거래 기록을 추적한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테더로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패턴을 발견했다. 테더가 발행되면 대부분 비트파이넥스로 옮겨졌고 이는 다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돼 가격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미 법무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 가격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CFTC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에 소환장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비트파이넥스와 테더의 CEO인 얀 반 데 벨데는 성명서를 내고 “비트파이넥스와 테더는 어떤 종류 시장이나 가격 조작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2월에 2만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13일 현재 기준 절반에도 못 미치는 66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핀 교수는 지난 10년간 신용조사회사 및 은행 대출사기를 비롯해 VIX라고 알려진 변동성 지수 조작을 밝혀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 문제점에 대해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는 “나는 일반적으로 잠재적 불법 가능성이 있는 것을 연구하며, 암호화폐 시장에는 의심스러운 소문이 많기 때문에 데이터가 말하는 바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