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힘 못쓰는 중국산 TV...국내 대·중소기업에 밀려 고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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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 TV가 국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량이 전체 TV 판매량 한 자릿수대에 불과하고 양판점에서도 판매량이 감소세다. 55형 이상 프리미엄 분야에서는 국내 대기업에 밀리고 '가성비' 경쟁에서도 국내 중소 TV와 비교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14일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국산 TV가 올해 기준 전체 TV 판매량 1%도 차지하지 못했다. 하이얼과 TCL TV가 일부 판매됐지만 이마저도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 TV업체와 비교해도 판매량이 극히 미미하다. 지난해에는 하이얼 TV가 판매량 10위권대였지만 올해는 30위권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 일부 판매량이 있었던 샤오미 TV는 올해 아예 판매되지 않았다.

중국 브랜드 TV는 양판점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A양판점은 중국 브랜드 TV를 판매 대상에 올려놓지 않고 있다. B양판점은 최근 1년 새 중국 브랜드 TV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B양판점 관계자는 “2015년에서 지난해까지 중국산 TV 평균 판매 신장률이 10% 떨어졌다”며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브랜드 TV가 국내에서 이미지 제고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가 가전 제품 중에서도 프리미엄 선호 경향이 강하다. 국내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어 대형·프리미엄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TV는 양판점 진입이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는데 중국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자지 못했다. 최근 온라인 직구 위주로 중국산 열풍이 부는 청소기·공기청정기 등과 상황이 다른 셈이다.

B양판점 관계자는 “중국산 브랜드 TV를 판매하지만 주력은 여전히 국내 프리미엄 TV 위주”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 TV 제조업체 관계자도 “중국 제조사 차원에서 국내 마케팅에 신경쓰지 않고 양판점에도 자리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장점인 '가성비'에서도 국내 중소 TV 업체에 비해 장점을 발휘하지 못한다. 와사비망고나 스마트홈일렉트로닉스, 더함 등 국내 중소 TV 제조업체는 중국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한 예로 다나와에 따르면 하이얼의 55형 초고화질(UHD) TV가 44만원대지만 국내 브랜드 와사비망고의 55형 UHD TV도 49만원대로 가격 차이가 5만원에 불과하다.

국내 중소 TV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55형 이상 TV는 거진 삼성전자, LG전자 제품을 사용한다”며 “43형 이하에서는 국내 중소업체에 비해 가격 장점이 없고, 성능도 국내 업체가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