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1위' 무라타, 3000억원 들여 신공장 증설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290억엔을 투자해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후쿠이현 MLCC 신공장. (사진=무라타제작소)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290억엔을 투자해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후쿠이현 MLCC 신공장. (사진=무라타제작소)

글로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1위 업체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MLCC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최근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전장용 MLC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290억엔(약 2822억원)을 투자해 후쿠이현 공장 인근에 6층 규모의 전장용 MLCC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신공장은 올해 9월 건설을 시작해 2019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앞서 무라타는 2019년 말까지 최대 1000억엔을 투자해 시네마현 공장과 필리핀 마닐라 공장에서도 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무라타의 MLCC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20%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후쿠이 신공장 완공 후 생산능력을 매년 10%씩 늘린다는 방침도 밝혔다.

무라타가 생산능력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자동차 전장화로 탑재되는 부품 수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G 통신 상용화로 스마트폰용 고성능 MLCC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류를 흐르게 해줘 전자제품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 범용 제품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 800~1000개,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1만2000~1만5000개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무라타는 전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하는 1위 업체다. 연간 약 1조개 MLCC를 출하한다. 이번 투자와 증설로 생산능력이 보강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2위는 한국의 삼성전기다.

무라타는 2020년까지 IT용 보급형 MLCC 생산을 중단한다는 목표로 올해 보급형 MLCC 생산량을 50% 줄이기로 했다. 대신 IT용보다 단가가 4배 높은 전장용 MLCC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에 공급은 제한돼 있어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