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보험업계 RBC관리 '숙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보험사 채권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가 높아지면 보험사의 지급 여력(RBC)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1.75~2.00%로 결정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면서 보험사는 RBC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으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감소하면 RBC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기보유 금융자산과 달리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채권을 시가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금리상승 시기엔 고정금리인 채권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생기게 된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드러내는 수치로 하락할수록 자본 여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부채 규모가 커져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 하락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미리 충분한 자본을 쌓아 RBC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57.8%로 전년(264.1%) 대비 6.3%P 하락했다. 업권별로 보면 중소형사인 KD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108.5%로 100%에 거의 근접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DB생명(174.2%), 신한생명(175.4%), 현대라이프생명(175.9%)도 낮은 수준이다. 손보사 역시 MG손보도 지난해 말 기준 111.0%로 RBC비율이 낮다.

문제는 RBC비율이 악화하면 신종자본증권이나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긴급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자본 확충도 어렵고, 채권 평가익 감소와 요구자본 증가 등으로 RBC비율 상승도 쉽지 않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RBC비율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금리인상과 IFRS17을 앞두고 자본확충 및 다양한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는 RBC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