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는 있나…내년도 혁신성장 예산 요구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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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으로 올해보다 대폭 늘어난 458조1000억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연구개발(R&D), 산업 부문은 예산 요구 증가폭이 크게 낮아 혁신 성장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획재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원을 저소득층, 저출산, 혁신 성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내실'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충분한 재원 마련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혁신 성장은 재원 투입보다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혁신 성장 홀대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는 2019년도 예산으로 2018년도(428조8000억원) 대비 6.8%(29조3000억원) 증가한 458조1000억원을 요구했다.

2011년에 제출한 2012년도 예산 요구 증가율(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3년부터 매 연도 예산 요구 증가율은 3.0~6.6% 수준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각 부처가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 등을 적극 요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각 부처는 460조원에 가까운 '슈퍼 예산'을 요구하면서도 최근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혁신 성장 부문은 오히려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 12개 분야 가운데 7개 분야에서 올해 예산보다 증액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혁신 성장 부문으로 볼 수 있는 R&D,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는 실상 '제자리걸음'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증가율이 낮다.

R&D 예산은 올해 19조7000억원에서 내년도 20조1000억원으로 2.3%(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도 올해 16조3000억원에서 내년도 16조4000억원으로 0.8%(1000억원) 증액 요구에 머물렀다.

기재부는 “R&D 부문은 연구자 기초연구 확대 중심, 산업 부문은 신재생에너지·창업지원 중심으로 각각 증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나머지 5개 증액 요구 분야는 4.7~11.2% 예산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고용은 올해 144조7000억원에서 내년 153조7000억원으로 6.3%(9조10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교육은 11.2%(7조2000억원), 국방은 8.4%(3조6000억원), 일반·지방행정은 10.9%(7조5000억원) 증액을 각각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직접 짠 올해 예산에서도 '혁신 성장 홀대론'이 불거진 바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전년도 대비 7.1%(28조3000억원) 늘리면서도 R&D는 1.1%(2000억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는 1.5%(2000억원) 각각 증액하는데 그쳤다.

업계는 정부가 혁신 성장을 소득 주도 성장과 함께 경제 정책 '양대 축'으로 내세우면서도 혁신 성장 부문 재원 투입에 지나치게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산 요구에서도 각 부처의 '약한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평가됐다.

기재부는 각 부처 요구안을 토대로 2019년도 예산안을 편성·확정,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마련한 재원을 저소득층 지원, 저출산 극복, 혁신성장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양'이 아닌 '질'에 초점을 맞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로 마련될 재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가 신성장 정책 초점을 '재원 투입'보다 규제 개혁 등 '제도 개선'에 맞추고 있어 추가 재원이 마련돼도 혁신 성장 예산을 적극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출 구조조정은 전 분야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향후 예산안을 편성할 때 혁신 성장 부문이 요구안보다 늘어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혁신 성장 정책은 규제 완화, 제도 개선 등이 주된 방향”이라고 말했다.


2019년도 분야별 예산 요구 현황(자료:기획재정부)

의지는 있나…내년도 혁신성장 예산 요구 '제자리걸음'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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