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업계 '뇌관' 또 터지나... 검찰, 아나리츠 압수수색 및 직원 참고인 조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인 간(P2P) 대출 업체 아나리츠가 자금 돌려막기 의혹을 받고 있다. 더하이원, 오리펀드에 이어 P2P업계의 또 다른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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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이 지난 14일 아나리츠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이어 15일 아나리츠 직원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에서 검·경과 P2P대출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한 직후, 첫 대상으로 아나리츠를 선택했다.

현재 투자 상품 자금관리를 위해 운영하던 페이게이트 내 아나리츠 계좌도 정지된 상태다.

아나리츠는 홈페이지에서 “현재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검찰 조사 및 페이게이트 계좌정지 등으로 상환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관련 민원을 청와대 청원게시판과 금융감독원에 접수한 데 따른 조치다. 아나리츠는 최근 상환일이 다가온 부동산PF 투자 상품의 상환을 미뤄 논란을 빚었다. 또 차주 없는 상품으로 투자자 모집, 자금 돌려막기 등의 의혹까지 받고 있다.

P2P 투자자 카페 중 한 곳인 크사모 관계자는 “아나리츠 상품 중 124호와 125호는 시공사 대표와 통화까지 한 결과, 차주가 없는 상품인 것으로 판명됐다”며 “다른 상품은 홈페이지에 공시된 시공사와 실제 공사현장에 명시된 시공사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 특성상 단기 상환이 어려운데 해당 업체는 2~3개월 내 상환을 약속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일각에서는 제2의 더하이원, 오리펀드 사태가 일어나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주고받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잇달아 논란을 빚은 업체들은 대형 P2P 투자자 카페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아나리츠도 해당 카페에서 '갓나리츠'로 불렸다. 헤라펀딩, 더하이원·오리펀드도 마찬가지다.

'먹튀' 논란을 빚은 더하이원과 오리펀딩 합병도 등기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더하이원과 오리펀딩은 지난 4월 카페와 언론 보도를 통해 합병 소식을 알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P2P업체 정보를 얻을 채널이 부족해 카페 광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만큼 검증되지 않은 광고를 올린 해당 카페도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P2P업체들은 일부 업체의 불법 영업 행태가 부동산 P2P대출 전반을 옥죄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협회가 강화된 자율규제안을 발표한 데 이어 어니스트펀드도 부동산 PF 취급 규정을 자체 마련하고 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