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퀄컴 NXP 인수 승인”… 사실이라면 차 반도체 1위로 도약

MWC 2017 퀄컴 전시관
MWC 2017 퀄컴 전시관

중국 당국이 퀄컴의 NXP반도체 인수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퀄컴은 NXP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은 것이다.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 반도체 1위 업체로 도약이 예상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퀄컴이 NXP를 인수하는 안을 중국 정부가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등 외신도 이 같은 소식을 인용 보도했다. 퀄컴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퀄컴은 2016년 10월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는 양사 합병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승인을 내 주지 않아 합병이 지연됐다. 미중 통상 마찰로 승인이 지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퀄컴이 NXP 인수에 쓰는 돈은 440억달러(부채 제외)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다. 당초 퀄컴은 인수가로 380억달러를 제시했으나 브로드컴의 적대 M&A을 막기 위해 올해 초 인수가를 약 16% 상향 조정했다. 합병 종료 시일도 7월 25일로 연장했다. 이 시일을 넘기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

업계에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가 사실이라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AP)과 모뎀칩 시장 1위 업체인 퀄컴이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 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M&A를 결의할 당시 통합 회사의 연 매출은 300억달러를 상회하고 연간 5억달러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NXP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장 1위 업체로 지난해 2015년 프리스케일반도체를 인수해 차량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언을 누르고 1위로 도약했다. 퀄컴이 이런 NXP를 품에 안으면 차량 반도체 시장을 단숨에 석권할 수 있다. 프리스케일을 인수한 NXP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퀄컴이 NXP를 인수하면 모바일, 5G, 자동차, IoT 분야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도 인수를 발표할 당시 “커넥티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NXP 인수 배경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성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스스로 설계한 AP를 주력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퀄컴에는 악재다.

퀄컴의 NXP 인수는 반도체 시장 M&A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최대 기록은 지난해 아바고가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약 42조원)에 인수한 것이었다. IT업계 전체로는 델의 EMC 인수(600억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