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CIO, 환자·산업 육성 위해 IT 역량 확보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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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과 '산업'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병원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확보가 관건이다. 대형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제 각각인 병원 시스템 표준화와 정부 정책 비전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제2차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 전국 주요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기념촬영했다.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제2차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 전국 주요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기념촬영했다.>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의장 장혁재)은 최근 서울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제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우리나라 대표 병원 CIO 30여명이 모여 병원 정보시스템 표준화 문제점과 정부 주도 의료IT 정책 한계를 지적했다.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정보 분야 총괄 보직교수로 구성됐다. 대한의료정보학회와 전자신문이 공동으로 발족했다.

세미나는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의료원, 영남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등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방대병원 CIO가 한자리에 모였다.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까지 토론에 참여해 병원 IT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신수용 성균관대 디지털헬스학과 교수의 '헬스케어 데이터 표준화의 현재와 미래', 박래웅 아주대의대 교수의 '공통데이터모델(CDM)을 이용한 빅데이터 공유'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병원CIO와 정부 관계자가 자유로운 토론을 이어갔다.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제2차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 주요병원 CIO들이 의료정보 표준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제2차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 주요병원 CIO들이 의료정보 표준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병원 CIO 가장 큰 고민인 병원정보시스템 표준화가 화두였다. 십수년간 이어진 비표준화 문제는 병원뿐 아니라 정부, 국민까지 인지하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병원 규모, 예산, 이해관계 등이 얽힌 데다 정부 정책도 효과를 못 낸다.

이인식 건국대병원 의료정보실장은 “해묵은 표준화 논의는 병원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는 점과 적지 않은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단시간 해결이 어렵다”면서 “무조건 표준화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명확한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시스템 표준화는 정보 통일성·연속성과 직결된다. 병원정보시스템이 표준화되면 환자 빅데이터가 구축돼 진료와 연구 수준 모두 한 차원 높인다.

정부는 진료정보교류 시범사업과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구축 사업으로 표준화를 시도한다. 병원 CIO는 정부 표준화 방향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가 제시한 표준마저 국제 트렌드와 맞지 않아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장혁재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은 “전자의무기록(EMR) 표준화를 위해 정부 표준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장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정부 주도 솔루션 개발도 좋지만, 기본이 되는 용어나 데이터베이스(DB) 표준화를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의료정보 시스템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노메드, IDMP 등 국제표준 적용이 절실하지만 복지부 보건의료표준(KOSTOM), 심평원 상병분류기호(KDC) 등 자체 표준을 권장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 역할은 표준을 만들기보다 임상진단명, 코드 표준화를 재정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 관계자가 심혈관질환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 관계자가 심혈관질환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정부의 새로운 보건의료 정책에 따른 IT 시스템 대응 우려도 제기됐다. 신포괄시범수가사업,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 병원이 대응해야 할 정부 정책은 IT 시스템 투자나 변화를 수반한다. 병원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 추진과 명확한 로드맵이 없어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된다.

박종하 울산대병원 의료정보실장은 “신포괄수가시범사업 수행을 위해 병원 내 모든 데이터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비표준화된 진단코드명은 물론 실시간으로 올려야 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의료정보 보관이 폐쇄적인 병원도 일반 인터넷 기업과 같은 수준의 ISMS 인증 기준을 따르라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병원 IT 시스템 운영에 어려운 점을 반영, 전향적으로 정책 개선을 약속했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병원이 중심 역할을 하는 만큼 IT 역량 강화로 4차 산업혁명 대응 전초기지로 육성한다.

김선기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나노과장은 “바이오 헬스 산업을 육성하는데 병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병원 내 다양한 정보를 의료, 산업적 측면에서 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내년에는 복지부와 협업해 데이터 기반 병원 IT 수준을 끌어올리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