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방선거 승리, 내각·靑 비서실이 잘했기 때문"…개각 최소화하나

문 대통령 "지방선거 승리, 내각·靑 비서실이 잘했기 때문"…개각 최소화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이 '원팀'으로 잘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출범 후 1년이 지나면서 개각설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발언 배경이 주목됐다. 내각과 청와대 후속 인사가 공석을 채우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선거) 압도적 승리가 대통령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이라는 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며 “문재인 정권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이 하나의 팀으로 아주 잘 해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관가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부분 개각과 청와대 비서실·정책실 수석·비서관급 인사를 점쳤다. 부처에 관한 평가 작업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개각 예상 범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됐다. 지방선거가 여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인적 쇄신 요인도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선거결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긴장감 유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선거결과에 자부심 갖고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오늘까지다.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라는 표현까지 썼다.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국민 실망감도 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국내 정치사에서도 앞선 선거 승리가 그 다음 선거에선 냉험한 심판으로 돌아왔던 사례가이 많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 지방선거'에 맞춰 청와대 비서진과 직원에게 △업무처리 유능함 △높은 도덕성 △국민을 섬기는 바른 태도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 번째는 업무처리에서의 유능함이다. 청와대에 와서 일하는 공직자 대부분은 각 분야에서 정말 유능한 사람들이 뽑혀서 왔지만, 실제로 청와대에서 유능해지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는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가 1년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뭐 좀 서툴수 있다는 그런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는 정말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요구한 것은 높은 도덕성이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적폐청산인 상황에서, 공직자 스스로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중요한 국정 과업을 실현해 나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거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론 '태도'를 꺼냈다. 국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태도, 사용하는 언어·표현 방법 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태도들이 '본질'이라고 까지 주장했다.

이어 조국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보고했다.

이날 보고는 과거 정부를 타산지석 삼아 부정부패 등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단결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였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소득 증가 등 민생부문에서 국민 삶 변화시키지 못하는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는 점을 유념해서 성과창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책임윤리' 의식을 강조했다. 또 부처간 긴밀한 소통으로 정책 혼선 및 엇박자 의견 등을 사전에 제어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는 진행 상황 전체가 청와대 전 직원에게 처음 생중계됐다. 실시간 중계로 국정철학과 대통령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