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 OLED 재료 시장 진출...BOE 있는 청두에 테크센터 설립 추진

LG화학 中 OLED 재료 시장 진출...BOE 있는 청두에 테크센터 설립 추진

LG화학이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시장에 진출한다. 청두에 OLED 재료 테크센터를 세우고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 재료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LG화학이 해외에 OLED 재료 테크센터를 두는 건 처음이다. OLED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 성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청두에 OLED 재료 테크센터를 설립한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청두에 OLED 증착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착기는 OLED 제조 핵심 설비다. LG화학 증착기는 연구개발(R&D)용으로 OLED 재료 성능 평가에 활용된다.

LG화학은 중국 BOE와의 OLED 재료 공급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BOE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BOE 차세대 OLED 패널 재료 세트에 LG화학 전자수송층(ETL)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ETL은 OLED 내에서 전자 입자를 이동시키는 소재다.

LG화학이 OLED 재료 테크센터를 한국 외 해외 지역에 두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청두를 후보지로 꼽은 건 BOE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OLED 재료 공급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두에는 BOE의 최신 OLED 디스플레이 공장이 있다. 약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이다. B7은 6세대 기판 기준 월 4만8000장의 생산 능력을 갖춘 중국 최대 중소형 OLED 라인으로, 지난해 하반기서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작년 5월 있은 BOE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 출하 기념식 사진. 중국에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대량 양산한 것은 BOE가 처음이다.(출처=OFweek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작년 5월 있은 BOE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 출하 기념식 사진. 중국에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대량 양산한 것은 BOE가 처음이다.(출처=OFweek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LG화학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에만 OLED 재료를 공급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를 상용화하면서 LG화학도 ETL, 레드호스트, 정공수송층(HTL)을 납품하며 재료 사업을 키웠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거래처 다변화가 필요했다.

LG화학은 중국 시장을 노크했다. 그러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대상 샘플 납품 수준에 그쳤다. OLED 재료는 패널 제조사와의 협력이 필수이지만 지리 여건상 한계로 중국 사업 확대에 뚜렷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LG화학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국 현지 연구소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 제조사와 지근 거리에서 성능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는 과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서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데미쓰코산과 같은 글로벌 OLED 재료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거나 연구소를 마련하는 것과 같은 배경이다.

LG화학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경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BOE뿐만 아니라 고비전옥스(GVO),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OLED에 신규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재료는 패널 생산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투자 확대는 곧 재료 수요 확대를 뜻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중국의 OLED 경쟁력 강화를 LG화학이 돕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 BOE는 LG디스플레이의 강력한 경쟁사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청두에 OLED 재료 테크센터를 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BOE에 OLED 소재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