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 세번째 이례적 방중…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결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 일주일 만이다. 최근 석 달 사이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이례적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한반도 정세변화 속에서 북중 동맹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날 한미 국방부는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념 촬영 모습. <출처:신화통신 홈페이지>
지난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념 촬영 모습. <출처:신화통신 홈페이지>

중국 관영 신화통신, 중앙(CC)TV 등 현지 매체는 19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경 김 위원장이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말과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 만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이 국내 시찰에 이용하는 안토노프(An)-148 기종 고려항공 특별기 1대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전용차 등을 실어 나른 화물기 1대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현지시각 9시 30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했다. 중국 매체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내린 지 1시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방중 사실을 보도했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 그동안의 관행처럼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난 뒤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시진핑 국가주석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건 의외란 평가다.

북중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고 양국 동맹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이 취할 다음 비핵화 조치와 정전협정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북미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제재 완화를 위한 중국 측 지지를 얻는 목적도 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가시적인 단계에 이를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행동을 취하면 중간 단계에서라도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중국 지원을 확보해 비핵화를 둘러싼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당장 대북제재가 해제되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국에 부분적 경제협력을 요청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한미 국방부는 8월 UFG 연습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비핵화 이행 조치에 속도감을 주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한미가 UFG 연습 중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북한이 취할 비핵화 후속이행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매년 8월 하순에 열리는 UFG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이다. 양국 국방부는 향후 한미군사 연습 실시 여부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를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 중단 방안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을지연습 중단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