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허물어지는 플랫폼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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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흥미로운 이야기 두 가지를 접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등장한 '평양냉면'과 '요즘 10대는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검색한다'는 이야기다.

정상회담에 나온 북한식 평양냉면에 다진 양념과 식초, 겨자가 들어간 장면을 기억한다. 그동안 주위에서 평양냉면 본연의 맛과 기준을 강요받던 경험을 떠올리면 통쾌한 장면이다.

반대로 10대들의 '유튜브' 활용 이야기는 위기의식을 자극했다. 스스로가 이른바 '검색장이'로 불려도 될 정도로 오랜 기간 검색 분야에 몸담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갓튜브'(갓과 유튜브 신조어)로 불릴 정도로 10~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됐다. 지난해 네이버나 카카오가 공개한 인기 검색어 1~3위에도 '유튜브'가 포함됐다.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셈이다.

유튜브의 약진에는 눈여겨볼 요소가 있다. 1995년 이후 태어나 디지털 기술을 소비 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Z세대'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동영상,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주로 소비한다.

유튜브에 다양한 분야 방송진행자(BJ)가 등장하면서 이들을 활용한 커머스 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을 홍보한다. 제품 자체가 콘텐츠다. 인기 BJ가 소개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사례도 빈번하다. 영상 미디어로 만들어 낸 '공감'이 소비로 이어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플랫폼에도 존재했다. 블로그·카페·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거나 공동구매를 하는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 사진 속 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기능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플랫폼, 전자상거래 각각의 목적은 다르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11번가'는 △성별·연령별 검색 △반복 구매 검색 결과 제공 △모델명 질의 맞춤 검색 등 고객이 최소 노력으로 목적(구매)에 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 검색·추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전문가 기고]허물어지는 플랫폼 장벽

2017년부터 최근까지 검색과 추천에서 다수 실험을 거쳐 검증된 부분만 서비스에 적용했다. 지난해 11번가의 데이터 기반 검색을 통한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검색·추천 기술을 미디어 콘텐츠 요소와 융합하는 데도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상품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후기(리뷰)를 검색 솔루션에 녹여 넣어서 알찬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자신이 찾는 제품과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찾아 주는 '스타일 코디 검색' 등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커머스에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시도다. 그동안 주력한 '무노력 쇼핑'(ZEC)과 '펀 메이킹'을 모두 구사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노력은 커머스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앱 'T맵'도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와 연결을 시도한다. 음악 스트리밍부터 날씨, 뉴스, 맛집 검색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비서'와 다름없다.

이제 서로 다른 플랫폼 경계를 나누고 목적을 정의하는 행위는 의미가 없다. 남북정상회담에 등장한 '빨간 육수 평양냉면'처럼 시의적절한 '맛'이 중요하다.

김지승 SK플래닛 플랫폼기술단장
<김지승 SK플래닛 플랫폼기술단장>

김지승 SK플래닛 플랫폼기술단장 kim.js@s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