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싱가포르·홍콩, 모바일 결제로 '현금 없는 사회' 박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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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싱가포르가 모바일 결제 도입을 독려하면서 '현금없는(캐시리스)사회'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2025년까지 ATM에서 현금 인출을 줄이고 수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의 샤오산 국제공항 KFC매장에는 주문을 받는 직원은 물론이고 셀프서비스용 터치 스크린 키오스크도 없다.

메장에서 버거나 치킨을 주문하려면 손님이 스스로 테이블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스마트폰으로 주문해야 한다. 결제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이뤄진다. 음식이 준비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간다.

역내를 대표하는 금융허브인 싱가포르는 이러한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최근 첨단 기술 채택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작년 '페이나우'라고 불리는 공인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내놨다. 페이나우는 은행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 등만으로 손쉽게 계좌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현재까지 페이나우에 등록된 사용자는 140만명이 넘는다. 출시 이후 약 9억싱가포르달러(6억6200만달러)에 이르는 금액이 거래됐다.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싱가포르 7개 은행 고객들이 페이나우를 통해 손쉽게 이체가 가능해졌다.

옹 예 쿵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은 “우리 목표는 현금 없는 사회가 아니라 현금을 적게 쓰고 전자 결제를 늘리는 것”이라며 “편의성과 신뢰가 티핑 포인트를 넘게 되면 단기간에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TM을 통한 현금 인출이 연간 3억싱가포르달러 이상 감소했다”면서 전자 결제 시스템이 확산될수록 수표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 결제 대비 수표 결제 비율은 2015년 37%에서 2017년 28%로 줄었고, 오는 2020년에는 15%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싱가포르·홍콩, 모바일 결제로 '현금 없는 사회' 박차

홍콩도 모바일 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에 비해 디지털 결제 도입이 더딘데, 이는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고 교통카드 개념의 '옥토퍼스 카드'가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옥토퍼스 카드는 1997년 처음 도입됐는데, 홍콩은 당시 현금 없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세계 최초의 도시였다. 옥토퍼스 카드를 사용하면 버스, 전차, MTR(지하철)을 탈 때마다 표를 사지 않아도 된다. 또 슈퍼마켓, 편의점, 식당, 주차장 결제에도 적용됐고 건물 출입 보안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 거꾸로 모바일 결제 확산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여기에 옥토퍼스 카드를 받기 위해서 상점은 전용 리더기와 같은 별도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홍콩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페이팔' 등 전자지갑 사업에 라이선스를 내주면서 모바일 결제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편의점 등 오프라인에서 위챗페이 등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3000명의 홍콩 택시기사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같은 모바일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옥토퍼스 카드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고, QR코드에 대해 대다수 홍콩 택시기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의하면 홍콩과 싱가포르의 모바일 지갑 이용액은 각각 9억9200만홍콩달러와 8억4400만싱가포르달러로 예상된다. 중국 본토의 모바일 주문 결제단말기(POS)시장은 같은 기간 198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