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AI의 진화]③딥러닝과 로봇

딥 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인간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즉 빅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스스로 학습한다. 인공 신경망(ANN)을 기반으로 빅데이터에서 특징이나 개념을 찾아내 각각 정보를 분류하는 방식이다.

딥 러닝은 사람이 모든 판단 기준을 정해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인지·추론·판단한다. 음성이나 이미지 인식, 사진 분석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알파고도 딥 러닝 기술에 기반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딥 러닝 능력은 인간 두뇌를 모델로 한 신경 네트워크와 알고리즘 구조를 통해 이뤄진다. 스스로 일관성 있는 규칙을 찾아 배운다. 최근에는 A·B 다음 C가 아닌 F까지 생각할 수 있는 비선형적 신경회로망도 개발되고 있다.

딥 러닝에 기반한 높은 수준 이미지 인식능력은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적용돼 AI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면서 안전하게 운행한다. 정밀한 이미지 인식능력은 나노단위 암세포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흑백 비디오에 색깔 입히기, 휴대전화 카메라로 텍스트 번역하기, 사람 목소리 흉내 내기, 작곡하기, 컴퓨터 코드 작성하기 등도 가능하다.

딥 러닝은 로봇이 스스로 학습·융합할 수 있도록 해 행동인식 분야 새 장을 열고 있다. 사람 표정과 행동을 따라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 실수를 반복하면서 연습을 통해 해법을 찾는 로봇이 등장한 것도 딥 러닝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시각·청각·촉각에다 위치와 경사도 등을 감지하는 센서에 AI가 가세해 감성까지 갖춘 가정용과 산업용, 재난구호용 로봇 등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 융합기술학제학부는 올해 1학기부터 '지능로봇 부전공'을 개설해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능로봇은 AI와 메카트로닉스, 휴먼인터페이스 기술 등과 융합해 헬스케어 로봇, 지능형 무인자동화, 국방·의료·해양·환경 전문 로봇 등으로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지능로봇 부전공 과목 개설을 통해 지능로봇 연구 및 기술동향을 제공해 융합연구 다양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규빈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운데)와 센서 전문가인 서호건 박사(앞줄 왼쪽)와 자연어 처리에 탁월한 김현 박사(앞줄 오른쪽) 등 연구원들.
이규빈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운데)와 센서 전문가인 서호건 박사(앞줄 왼쪽)와 자연어 처리에 탁월한 김현 박사(앞줄 오른쪽) 등 연구원들.

이규빈 교수는 'AI 연구실'을 설립해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인공신경망과 이를 기반으로 딥 러닝 등과 같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주로 다루는 '계산신경과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수많은 신경세포가 연결된 인간 뇌를 모사해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고 기억하는 뉴로모픽 기술을 토대로 인공지능 반도체 칩 개발에 참여했다.

이 교수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센서 전문가인 서호건 박사,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 학위를 받은 자연어 처리에 탁월한 김현 박사와 연구실을 구성해 노년층과 청장년층 헬스케어로봇과 유소년층 및 유아층 대상 모니터링로봇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노년층 대상 헬스케어로봇에서는 노약자 생활지원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노약자 복약과 운동량, 일상 생활모니터링으로 독립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연구 목표다. 또 치매나 뇌졸중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노약자 질병위험도 예측과 응급상황 감지 및 능동적인 대처로 보호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메라를 이용한 노약자 모니터링 기술과 딥러닝 기반 빅데이터 분석 및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단대단(End-to-End) 행동특성인식기술을 개발 중이다.

청장년층 대상 헬스케어로봇에서는 수면무호흡 진단기술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가헤르츠 주파수 초광대역 비접촉 실시간 생체신호 감지기술로 신체움직임과 심박수, 호흡수 측정으로 수면장애 능동진단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과 수면 중 보행장애, 코골이 및 이갈이 등 수면특성에 따른 각종 임상 질환을 진단해 최적 수면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유소년층 대상 교육로봇에서는 학습 보조를 위한 첨삭지도와 언어교정 대화기술이 연구개발 목표다. 수학 수식 틀린 부분을 파악해 올바르게 첨삭하는 로봇과 언어를 배우는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비문법적 대화 표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언어교정 대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유아층 대상 모니터링로봇에서는 미숙한 육아와 울음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유아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부모를 도울 수 있는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유아 수면자세와 유아가 기어가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호기심에 기인하는 여러 행동 패턴으로부터 위험 상황을 부모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주된 연구 분야다.
이 교수팀은 지능형 로봇 '파이보' 제작사 서큘러스와 소셜데이터 자연어 처리 기반 AI 대화엔진을 구현하는 등 산학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부터 받아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임의 포맷으로 API를 통해 출력하는 기능을 갖는 '센서 DB 구축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로봇을 위한 딥 러닝 학습 데이터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IST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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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