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세계 첫 프린팅 기반 QDCF 도전, 옥사이드 기술 확보는 숙제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TV 패널에 처음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 도입을 결정했다. 아직 파일럿 수준이지만 약 1년간 기술 검증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하면 양산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OLED 재료 프린팅 도입을 검토하는 경쟁사와 달리 기존 증착 방식에 최적화된 OLED와 잉크젯 프린팅에 최적화된 QD를 모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차별화해 기술 패러다임을 바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TV 패널 양산 기술을 확보하면 화이트OLED(WOLED) 기술을 가진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OLED TV보다 더 넓은 색재현성을 갖게 되므로 BT2020 기준이나 8K 해상도를 충족하는게 쉬워지기 때문이다. 10개 이상의 복잡한 레이어로 설계된 화이트OLED보다 구조가 단순한 것도 장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OLED 예상 스택 구조. 유비리서치는 청색 OLED를 2개층 혹은 3개층 구조로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유비리서치)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OLED 예상 스택 구조. 유비리서치는 청색 OLED를 2개층 혹은 3개층 구조로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유비리서치)

하지만 QD-OLED 양산성을 갖추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퀀텀닷컬러필터(QDCF)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QDCF 기술을 계속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기술 난도가 상당하다. QD와 컬러필터를 혼합해 일체형으로 구현하는 기술, 컬러필터에 QD를 도포하는 기술 등이 거론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우선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이용해 QD를 컬러필터에 인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알려졌다. 컬러필터 재료와 QD를 혼합해 일체형으로 구현하려면 재료 특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OLED 재료 중 가장 수명과 발광 효율성이 낮은 청색 재료를 주 광원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당장 청색 OLED 재료 사용량을 늘려 두껍게 여러겹 적층하면 수명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청색 OLED 자체 수명과 효율이 개선돼야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옥사이드 기술 개발 경험이 있지만 과거 RGB 방식 OLED TV를 개발할 때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를 적용했다. 8세대 옥사이드 양산 경험이 LG디스플레이보다 부족해 QD-OLED 기술이 안정화돼도 자칫 TFT 기술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외 경쟁사가 10.5세대 투자를 고민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쉽사리 10.5세대 연구개발에 무게를 두지 못하는 것도 옥사이드 TFT 기술력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8세대 옥사이드 TFT 양산 경험이 풍부한 LG디스플레이도 10.5세대 OLED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10.5세대 백플레인을 꼽을 만큼 어려운 기술”이라며 “8세대 경험이 적은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10.5세대로 직행하는 게 부담스러운데다 세계 최초로 QD-OLED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위험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도전하는 신기술이 많아 상용화까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차세대 기술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움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국이 세계 대형 패널 시장에서 신기술로 경쟁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는데 주효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