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세계 암호화폐공개(ICO)...지난해 1억달러 초과 프로젝트 총액만 56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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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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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공한 세계 암호화폐공개(ICO) 프로젝트만 43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건당 1억달러가 넘는 ICO 총액만 56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ICO를 합치면 7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24일 코인마켓랩과 블록체인연구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억달러를 초과한 세계 ICO 규모가 56억달러를 돌파했다. 1억달러 미만 ICO 사례까지 합산하면 한국 전체 IPO 규모(74억5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디지털 자산의 폭발적인 증가로 ICO 관련 조달금액도 크게 늘었다.

토큰 데이터(Token data)에 따르면 지난해 총 435개의 ICO 프로젝트가 성공했다.

ICO조달 TOP 10(자료-후오비 블록체인 연구소)
ICO조달 TOP 10(자료-후오비 블록체인 연구소)

대표적으로 인프라 프로젝트 파일코인이 2억5700만달러,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조스는 2억3200만달러를 조달했다. 체인간 이동 프로젝트인 포크닷도 1억4500만달러를 모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플랫폼)에 따라 작년 대비 평균 100배, 혹은 1000배 가까운 토큰 발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법정 화폐로 환산할 경우 올해 6월까지 ICO 프로젝트 중 가장 증가폭인 높은 곳은 스펙트레코인(Spectrecoin)으로 741배 늘었다. 퀀텀 관련 코인 발행이 348배로 뒤를 이었다.

다만 올해 들어 ICO 조달금액 성장세는 한풀 꺾였다. 세계 각종 규제와 잇단 해킹 사태 등으로 투자자 불안심리가 가중됐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4월 한달간 암호화폐 ICO 조달금액은 11억4500만달러로, 2월 25억6900만달러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 ICO 조달 총량은 지난해 연간 조달금액을 초과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IT기업이 ICO 시장에 뛰어들면서 건당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다. 텔레그램은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각각 8억5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총 펀딩 금액만 17억달러에 달했다. 이오스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4월말까지 약 33억달러를 유치했다.

여기에 리버스ICO에 수천개 기업이 몰리면서 조달금액만 약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3년 후면 ICO가 벤처캐피털(VC)이나 IPO를 통한 자금조달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ICO에 많은 기업이 몰리는 이유는 단기에 큰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CO의 이면에는 기술검증이 되지 않은 먹튀 기업이 상존할 수 있고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해 자칫 투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위험요소도 상존한다.

후오비 블록체인 연구소 관계자는 “수많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자체 분산앱(디앱) 생태계를 보강하기 위해 고품질의 인터넷 앱을 인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망 벤처와 스타트업의 출구전략이 체인상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