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제2금융권 IT시스템 구축 붐...2000억 예상 한화생명 구축 여부에 IT업계 촉각

하반기 제2금융권 IT시스템 구축 붐...2000억 예상 한화생명 구축 여부에 IT업계 촉각

하반기 보험·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차세대 정보기술(IT) 도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신기술 투자에 나선 가운데 제2금융권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보험사들이 하반기 IT 시스템 고도화에 나선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10년을 주기로 IT 시스템을 전면 교체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통한 정보 수집,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면서 시스템 업그레이드 규모와 종류가 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이 약 1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다. 고객 거래를 처리하는 계정계 시스템과 금융사가 타 금융사 또는 고객의 거래를 처리하는 대외계 시스템 등 코어뱅킹 중심의 고도화를 진행한다. 현재 제안요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꾸렸다. 내달 중 사업공고를 내고 구축 업체 선정에 들어간다.

하나저축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는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프라 고도화로 상품 개발 효율성이 올라가고 안정적인 서비스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IT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반기 18억6000만원을 들여 자사 웹과 모바일 시스템을 재구축한다. 더케이손보는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이 극대화된 고객중심 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웹 및 모바일 운영업무의 간편·신속·효율화를 위한 기능 확대도 추진한다.

매트라이프생명은 정확한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7월 중 업체를 선정하고 8월부터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다. 매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오래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거 교체할 것”이라며 “신기술 관련 업그레이드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약 16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보상포탈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위해 일부 SI업체에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다. AXA손보는 정기적인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하반기 IT 시스템 고도화를 계획 중이다. 교보생명은 하반기 향후 7년간 IT 시스템 유지·보수를 할 사업자 선정한다.

또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한화생명도 조만간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0년 유닉스 기반 개방형 전산으로 전환하고, 이후 NK21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착수했었다. 이후 4~5년 간 차세대 시스템 구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당한 만큼 신중히 검토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교보생명이 오는 11월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을 완료하는 만큼 경쟁 관계에 있는 한화생명도 더는 시기를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도 교보생명과 비슷한 20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