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일 할 곳은 많다"…해외 스타트업, 국내 우수인재 뽑는다

James Sloan ABA BEARS CEO.
James Sloan ABA BEARS CEO.

“우리 기업에 지원하세요.”

지난 주말 글로벌 스타트업 10곳이 경기도 판교를 찾았다. 함께 일할 직원을 뽑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자신문이 공동 개최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프라이빗 리크루트 네트워킹'이라는 이름으로 열었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사업에 선정된 해외 스타트업 10곳이 참여했다. 교육, 의료, 게임 등 다양한 분야 해외 스타트업이 인재를 뽑는 날이었다. 이들 기업은 한결같이 눈을 나라 밖으로 돌리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업난에 갇혀 있지 말고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라는 조언이었다.

행사에는 입사를 꿈꾸는 구직자 30여명도 자리를 채웠다. 회사별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발표할 때마다 꼼꼼히 노트에 받아 적으며 믿을만한 곳인지 점검했다.

대부분 외국인 대표가 직접 나와 인재 유치에 나섰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까지 뽐내며 친밀감을 표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트래블플란(Travleflan)은 메신저 기반 해외여행 플랫폼을 운영한다.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 7위에 선정될 만큼 좋은 회사라고 강조했다.

Crowdz Korea는 풍부한 미국 정부 관계자 인맥으로 구직자를 유혹했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한국에서 기반을 닦아줄 지원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아이들 대상 교육 스타트업 간 신경전도 눈길을 끌었다. 비디오챗을 통해 온라인 코딩 교육을 하는 블랙스쿨과 3D 게임에 자체 개발 교육법을 접목한 VR코멧은 서로를 라이벌로 표현, 행사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이밖에도 자폐아동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한 ABA베어스를 포함해 △Is it Fresh △ArVizon △JH Company △Momentous △Sereine Lab 등이 회사를 알리는 데 열을 올렸다.

이날 원하는 인재를 영입한 스타트업에는 10개월간 인건비 75%가 지원된다.

해외 스타트업, 기업에 근무하는 선배 구직자 발표도 이어졌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어떠한 차별이나 구속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국내와 다른 점”이라고 전했다.

트래블플란 소속 매니저는 “흔한 일상복 차림으로 정부 관계자를 만나러 다녔다”며 “회사는 직원 도전을 응원하며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채용 사이트를 통해 우연한 기회에 회사에 합류했다”며 “세계 각지를 누비며 일할 수 있어 즐겁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는 해외 취업 시 고려해야 할 사안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국내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의 행복을 높여줄 회사가 있다면 먼저 언어부터 습득, 진출 계획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접 노하우도 공유됐다. 복성현 D3 COMPANY 대표는 “본인이 경험했거나 선택한 일을 두고 왜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져봐야 한다”며 “천편일률적 형식과 내용으로 면접을 준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