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운상가, 中중관춘 수준 키운다

세운상가가 4차 산업혁명의 창업 메카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탄탄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에 특화시킬 방침이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모습.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세운상가가 4차 산업혁명의 창업 메카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탄탄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에 특화시킬 방침이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모습.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다시세운 프로젝트'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다시세운 프로젝트'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세운상가가 중국 중관춘처럼 우리나라 창업 메카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25일 종로구 세운상가를 4차 산업혁명 전진 기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대상 투자와 육성, 지원 기능을 총집결한다. 특히 탄탄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에 특화시킬 방침이다.

1967년 지어진 세운상가에는 오래된 역사만큼 제조 분야 장인이 많다. 서울시가 인증한 마이스터 16명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제품 제작, 완성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도 풍부하다. 정밀가공은 물론 금형 전문 업체도 입주했다.

서울시는 장인 그룹과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연결해준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세운상가 3층에 사무 공간을 꾸렸다. 스타트업 17곳이 자리를 잡았다. 파트너 미팅룸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시설도 구축했다.

판로 확보도 돕는다. 기술 중개소, 시제품위원회 조직을 올해 중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기술 중개소는 스타트업과 각종 지원기관을 잇는다. 투자, 기술, 공간 부족으로 겪는 스타트업 갈증도 풀어준다.

이창구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팀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여서 중개소 역할에 전념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펀딩과 육성 기능까지 붙여 중국 중관촌과 같은 창업 생태계를 만들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처럼 세운상가를 택한 이유는 도시재생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세운상가는 한때 전자산업 메카이자 국내 최초 주상복합타운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용산에 전자상가가 들어서면서 도심 슬럼의 대명사로 인식됐다.

서울시는 세운상가에서 창업 붐을 일으킨다. 기본 인프라는 이미 갖춰졌다. 3D프린터로 시제품까지 만들어볼 수 있다. 일반인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작 활동이 가능하다.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돕는 사단법인 씨즈도 이곳에 터를 닦았다.

'메이드인 세운' 제품도 올해 중 선보인다. 스타트업과 장인 그룹이 힘을 합쳐 만든 야심작이다. 서울 시내 창업지원, 펀딩, 스타트업 육성 기관과 협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미래 창업 꿈나무도 양성한다. 서울시교육청과 손잡고 영메이커스 교육을 연다.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다. 세운상가 스타트업과 장인이 직접 강사로 나선다. 발명 대회도 개최한다. 전국에 발명고등학교 6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학교별로 2개 팀을 선정, 대회에 내보낸다. 2박 3일 동안 실력을 겨룬다.

이 팀장은 “저녁에 도안을 넘기면 아침에 시제품을 받아볼 만큼 세운상가는 뛰어난 제조 역량을 자랑한다”면서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기능과 역할을 계속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