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압박 옥죄는 美·中, IP를 창·방패 삼아 막아야

한국공학한림원은 26일 2회 IP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정인교 인하대학교 부총장, 박성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한규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양동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
한국공학한림원은 26일 2회 IP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정인교 인하대학교 부총장, 박성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한규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양동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

지식재산(IP) 통상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한 IP 매입 등 기업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시급하다. IP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의사 체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통상 마찰과 IP,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2회 IP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윤부근 IP포럼 공동의장(삼성전자 부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통상에 한해 한국은 동맹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중국도 제조2025를 앞세워 우리 기업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면서 “무역전쟁에서 우리 기업이 승리하려면 IP라는 무기를 잘 정비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실제 경쟁력은 인적재산에서 나온다. 이를 활용해 IP 경쟁력을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응 방안”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성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IP가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면서 “미중 통상에서 실제 IP 침해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진단했다.

박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도 IP 통상압박에 노출됐다”면서 “미국 내 한국기업의 특허분쟁 관련 전체 피소건수는 2013년 이후 지속 감소하다 지난해 2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우리기업의 미국 내 피소건수는 지난해 161건이다. 2015년 251건에서 2016년 136건으로 감소한 뒤 다시 급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IT기업에 대한 피소가 줄을 이었다.

박 변호사는 “문제는 IP 통상압박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수출길이 막힐 뿐만 아니라 막대한 피해 보상 때문에 파산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IP 분쟁 대응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해외 진출시 특허 검색, 기술분석(FTO)을 통해 타사 특허 침해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때 해당 국가의 IP변호사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자체 개발로 IP를 확보하는 동시에 M&A 등을 통해 IP를 매입하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애플 등 기업이 IP 매입을 통한 특허망 구축에 힘쓰고 분쟁이후 특허권을 매입해 반격해 소송에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박 변호사는 또 “주요 제품 개발 준비단계에서부터 특허팀이 참여하는 등 IP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경영인(CEO)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양동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는 게임산업 피해 사례를 소개했다. 양 대표는 “중국은 법적 제재로 시장 진입을 막기 보다 판호(출시허가)를 수개월 내주지 않으면서 신규 진입을 막고 있다”면서 “그 사이 IP 침해를 받지만 게임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유통되는 특성 때문에 지식재산권 보호절차 느리고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