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과 로보어드바이저

[ET단상]4차 산업혁명과 로보어드바이저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달에 따른 기계혁명,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전기에 의한 에너지 혁명,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의 혁명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필자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가치 전달의 혁명이라 하고 싶다.

빅데이터나 AI 기술은 3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존재했다.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가치를 전달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은행을 통해 미국으로 1만달러를 송금할 때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송금 정보가 곧바로 전달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출금하려면 수일이 소요된다. 송금 정보는 곧장 전달되지만 돈의 가치는 곧바로 되지 않은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무인화다. AI 기술을 통해 무인자동차, AI 스피커 등 자동차뿐만 아니라 각종 가전제품까지 무인 기술이 적용된다. 최근에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보수성 짙은 금융 분야에도 AI 시대가 도래했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정보를 전달하고 인터넷 기술 등을 통해 오프라인 금융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사람이 빠진 무인을 통해 금융 가치가 전달되고 금융이 움직인다.

수년 뒤에는 AI 스피커를 통해 오늘의 주가를 로봇한테 물어보고, 로봇으로부터 종목 추천을 받으며, 자신의 자산을 로봇과 상의해 투자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무인금융, AI금융 시장을 이끄는 핵심은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2002년 3월 한 잡지사의 리처드 코레토 기자가 처음 사용했다. 당시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라는 의미로 소개됐다. 이후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기 시작되고, 2011년 핀테크 성공 사례로 언론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자동화된 투자 도구로 소개한다.

미국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산업군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 번째 순수 로보어드바이저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돼 있으면서 플랫폼을 운영하는 투자자문업자(RSA)를 말한다.

두 번째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투자 자문 및 자산 관리를 하는 플랫폼 업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를 인간과 사람이 결합된 로보어드바이저로 소개한다. 미국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하는 전통 금융에서 온라인 금융으로 확장된 의미로 사용된다.

세 번째 플랫폼 어댑터 회사로,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타사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서 온라인 투자 자문 및 자산 관리 서비스를 하는 업체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개발자를 함께 분류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전문 개발하는 IT 전문 회사를 말한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유형별 현황은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약 156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 금융 과도기인 지금의 시점에서 AI 금융 서비스 플랫폼의 시대를 여는 시작점이다.

2013년에 미국에서 창업한 로빈후드라는 기업은 증권 거래 앱으로 출발해서 로보어드바이저까지 포괄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기업 가치가 60억달러에 이른다. 기술 수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은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으며, 글로벌로 접근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다만 제도 한계로 발전에 일부 제약이 있을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은 '가치'를 전달하는 혁명이다.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은 금융 분야에서 사람이 하던 가치를 대체하며 성장할 것이다. 후원과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

손상현 SBCN 대표 vision@sb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