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라돈침대, 모두에게 위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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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
<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

대진침대 사건으로 라돈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졌다. 라돈은 알려져 있다시피 지구상에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토양, 암석 등에 포함된 우라늄과 토륨으로부터 나오는 방사성 기체다.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포함된 물질도 모나자이트로, 천연 방사성 핵종인 우라늄(U-238)과 토륨(Th-232)이 1대 10 비율로 미량 포함된 광물이다. 방사성 물질은 붕괴 과정을 거쳐 자손 핵종이 된다. 라돈(Rn) 주요 핵종으로는 라돈(Rn-222)과 토론(Rn-220)이 있다. 라돈(Rn-222)은 우라늄이 붕괴될 때 생성되고 토론(Rn-220)은 토륨이 붕괴돼 생성된다.

라돈과 토론을 굳이 구분하는 이유는 이들의 반감기가 매우 달라서 그 영향도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라돈은 반감기가 약 3.8일이지만 토론은 반감기가 약 55.6초다. 침대로부터 0.5~1m만 떨어져도 양이 급격히 낮아져서 건강상 문제가 거의 없다는 말이 된다. 이런 이유로 토론은 이전에 우려 대상이 아니었고, 그동안 널리 알려진 라돈은 우라늄으로부터 나온 라돈(Rn-222)이다.

대기 중 라돈 평균 농도는 ㎥당 10베크렐(Bq) 수준이다. 실내 공기 가운데 라돈 평균 농도는 수십~수백 Bq/㎥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천 베크렐이 나오는 곳도 있다. 라돈은 20세기 초반부터 폐암 원인일 것으로 여겨져 오다가 1986년에 공인됐다.

연구는 주로 광부 같이 직업 특성상 노출이 많은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후 일반 주민 연구를 통해서도 폐암 발생이 인정됐다.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대체로 비흡연자 10만명 가운데 400명에서 폐암 가능성이 보이고, 라돈 농도 100베크렐에 노출된 비흡연자 10만명 가운데 추가로 100명에게 폐암 가능성이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매트리스 27종에 라돈·토론이 기준치(연간 1밀리시버트) 이상 검출돼 수거 등 행정명령을 내리고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수거된 매트리스는 당진항과 천안 대진침대 본사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야외에 대량 적재돼 있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 라돈이 포함됐다고 하니 불안해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수거돼 야외에 대량 적재된 대진침대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전문 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매트리스 표면 2㎝ 거리에서의 라돈과 토론 농도가 100%라고 가정할 경우 5㎝만 떨어져도 55.7%, 10㎝ 거리에서 33.6%, 35㎝ 거리에서 17%, 50㎝ 거리에서 10.5%로 각각 감소한다.

매트리스에 비닐을 씌우면 0.6%까지 줄어든다. 조금만 떨어져도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참고로 현재 수거 후 야적 및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에서 작업자 안전을 위해 계속 측정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원안위는 침대 매트리스가 생활밀착형 제품임을 고려해서 매우 보수 형태로 하루 10시간씩 365일 이불 커버 등 아무것도 깔지 않은 매트리스 2㎝ 높이(엎드려 자는 자세)에서 호흡한다는 상황을 가정, 방사선 피폭선량을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2㎝에서 측정한 것은 과도한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국민 보건을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취해진 수거 조치는 잘된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 해야 할 것은 수거 및 해체를 빨리 마무리하고 관련 부처들이 협력해서 범부처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라돈 피폭으로 불안한 사람을 위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추정치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좀 더 정확한 피폭선량 측정이 전제돼야 한다.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

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 ywjin@kirams.k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