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에 3D로'...진화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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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초점(AF),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광각, 듀얼카메라 등으로 매년 발전을 거듭해 온 스마트폰 카메라가 또 한 단계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카메라가 세 개인 트리플 카메라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위한 '3차원(3D) 카메라' 등장도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가칭) 시리즈에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10은 '비욘드0' '비욘드1' '비욘드2' 등 세 가지 모델로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비욘드2'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 탑재가 준비되고 있다. 애플 역시 내년 하반기에 출시되는 신형 아이폰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리플 카메라는 세 개 렌즈로 다양한 사진과 함께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제조사마다 활용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 예상된다. 세 개 렌즈가 찍은 사진을 긴밀하게 합성해서 심도를 더하거나 광각과 망원 카메라 등으로 사용자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다. 적외선(IR) 카메라를 탑재해서 저조도 성능을 끌어올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는 등 업체마다 다양한 조합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3D 카메라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아이폰 후면에 3D 센싱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이폰X(텐)에 얼굴 인식 기능 '페이스ID'를 구현하기 위해 전면에 탑재한 3D 센싱 기능을 후면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애플은 이 후면 3D 센싱 카메라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트리플 카메라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X에 탑재된 3D 센싱 모듈 기능이 얼굴 인식용으로 제한된 것과 달리 내년 아이폰 후면에 탑재되는 3D 카메라는 AR와 VR 구현이 주목적이다. 사진을 찍어 3D 도면을 만들어서 3D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특정 공간에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애플은 이를 위해 3D 센싱 구현 방식도 기존 구조광(SL)에서 비행시간(ToF)으로 바꿀 계획이다. SL 방식은 특정 패턴의 레이저를 촬영 대상에 방사, 대상 표면의 모양에 따라 패턴이 변형된 정도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ToF 방식도 이와 유사하지만 레이저가 피사체에 도달했다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 심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먼 거리에 있는 3D 이미지를 만드는 데 좀 더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모듈 수가 많아지면 더욱 정확한 심도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AR와 VR 구현을 위한 3D 센싱 카메라가 탑재되면 카메라도 이를 받쳐 주기 위해 트리플 카메라 형태로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다음 단계 카메라 진화 방향은 광학 줌이다. 현재 디지털 줌 방식으로는 화질 저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기구 방식으로 광학 줌을 구현해 멀리 있는 피사체를 줌 인하더라도 화질 손상 없이 또렷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미 부품업계는 3~5배 광학 줌을 구현하는 액추에이터와 검사 장비 등을 차세대 과제로 개발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