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순방 수행 '최소화' 아닌 '합리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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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시 의회 방문 모습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시 의회 방문 모습>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을 수행하는 부처 장관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당장 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이어지는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부터다. 지난달 러시아 순방을 장관 6명이 수행한 것과 달리 이달 순방에는 장관 참여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통령 해외 순방에는 관계 부처 장관이 따라가는 게 관례였다. 외교부 장관이 기본으로 참석하고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대통령을 수행했다.

장관이 정상 외교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지원하는 것을 나무랄 이유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최고권력자와의 동행이어서 그런지 수행 의미가 변질되기도 했다.

“우리 장관님은 이번 순방엔 꼭 따라가려 했는데 마지막에 밀렸어요”라는 부처 공무원 푸념도 가끔 나왔다. 지난달 러시아 순방에서도 부처 사이에 대통령과 공식 일정을 하나라도 더 함께하려는 '경쟁'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순방 동행이 정상 외교 지원이 아니라 부처 몫 챙기기로 오인 받은 이유다.

이럼 점에서 청와대의 장관 수행 최소화 방침은 주목할 만하다. 의례로 장관이 따라갈 바에는 기업인 한 명이라도 더 동행하는 게 낫다.

청와대 결정에 우려할 점도 있다. 의례성 장관 수행을 줄이려는 방침이 자칫 의례 조치로 굳어질까 걱정된다. 필요하지 않은 것을 걸러 내려다 필요한 것까지 획일화해서 배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 외교에서 성과를 내려면 관계 부처의 수많은 사전 실무 협상이 필요하다. 이어서 양국 간 최고위 관료의 뒷받침으로 정상 외교 테이블이 차려진다. 미리 준비된 메뉴가 아니어도 현장에서 논의돼 차기 성과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안에 따라 주무 부처 장관 전문성이 필요한 일도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커지는 산업·기술 융·복합 등이 그렇다.

장관 '줄서기'를 막으려다 정상 외교 성과를 낼 수 있는 '줄'마저 끊는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화해서 필요한 부분을 챙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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