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부처 장관, 현장에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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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 부처 장관들이 4일 저녁에 비공식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김동연 부총리 주재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소통을 위한 만찬자리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부처 장관 대부분이 참석했다. 올해 1월 번개 호프미팅 이후 두 번째로 열린 허심탄회한 경제 부처 장관 만남이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위원들이 넥타이를 푼 차림으로 경제 현안을 위해 격의 없이 만났다니 기쁜 일이다. 분위기가 토의 내용을 주도한다고 모처럼 좋은 의견이 많이 나온 모양이었다. 이날 나온 아이디어 가운데 관심을 끈 내용이 국가 차원의 '메가 투자 프로젝트'다. 정부 주도로 시장을 열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나쁘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치고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앞서 두 팔을 걷어붙인다니 두 손 들어 환영한다. 문제는 재정 능력이다. 막대한 세수가 필요하다. 이미 정부는 탈원전에서 각종 복지제도, 최저임금 인상, 문재인 케어, 비정규직 전환에 이어 남북경협까지 얼마가 필요할 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벌써부터 '내년에 두 자릿수 증액'이라는 소문까지 들린다.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금을 무한정 걷어 들일 수도 없는 일이다.

순서가 잘못됐다. 현장 목소리가 우선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공무원들에게 자리를 비워도 좋으니 현장으로 가라고 공식 지시했다. 장관도 마찬가지다. 올라오는 보고만 듣고 고객을 끄덕여서는 탁상행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짙다. 장관이 현장을 가장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이 움직인다. 공무원이 현장에 간다면 장관은 뛰어야 한다. 장관끼리 허심탄회한 모임도 좋다. 여기에다 기업 현장에 직접 찾아가 귀를 활짝 연다면 금상첨화다. 그다음에 메가 투자 프로젝트를 제안한다면 약효가 훨씬 뛰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