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나노기술로 여는 미래를 향한 도전

[특별기고]나노기술로 여는 미래를 향한 도전

500년 전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헬리콥터를 상상해 설계도를 그렸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자연을 스승으로 삼아 생물체 특이점을 연구하고 모방하는 기술은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동물의 날카로운 이빨을 따라 만든 화살촉에서부터 물총새 부리를 본떠 소음을 줄인 열차에 이르기까지 자연모방 기술은 인류의 전 시대에 걸쳐 찾아볼 수 있다. 진화를 통해 최적화된 자연모방 기술은 관찰을 과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창의적 산물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원리까지 모방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게코 도마뱀 발바닥에 나있는 200나노미터(㎚) 크기 미세한 털을 나노기술로 재현해 언제든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접착제를 개발했다. 빛을 반사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는 나방 눈의 특성을 나노기술로 모방해 빛 반사를 방지하는 태블릿PC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도 했다. 자연을 모방하는 기술 발전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 한계를 뛰어넘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 중심 상상을 바탕으로 한다. 당면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학적 상상력이 발휘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제조업 성장 둔화와 4차 산업혁명 도래, 삶의 질과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과학적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과학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혁신을 이끌어내는 나노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 10만 분의 1, 원자 3~4개 크기에서 조작되는 나노기술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우리 상상을 현실화하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나노기술은 새로운 소재 및 공정 개발에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가 직면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구현과 청정한 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혁명 대표주자인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나노기술 발전을 위해 올해 제3기 국가나노기술지도를 수립해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나노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새로운 IoT 세상' '친환경 에너지 사회' '건강 100세 시대' 구현이라는 목표 아래 모든 국민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데 핵심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을 도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발굴해 제3기 국가나노기술지도에 담았다.

저전력 인공지능 칩, 제로 에너지 주택, 초소형 내시경 등은 나노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미래사회의 예다. 이러한 미래사회 구현을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개발 단계별 이어달리기 활성화를 통해 기술사업화를 촉진할 방침이다. 또 나노기술 핵심인력을 양성해 일자리 창출로 연계하고 나노안전 관리체계 확립을 통해 지속 가능한 나노안전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제3기 국가나노기술지도는 기업이나 연구자에게는 기술 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기술개발 전략을 제시하는 정책 수립자에게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기술 발전 추세에 비춰 볼 때 통상적으로 예측해 오던 미래사회는 이제 그 예측을 벗어나는 궤적과 속도로 우리 앞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 말처럼 미래사회를 위한 대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한민국의 축적된 과학기술 역량을 활용하고 거기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해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사회를 실현하고자 한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인의 지속적 노력을 당부 드리며, 국민의 커다란 관심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