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석탄 부산물 탄소섬유화 기술 개발... 탄소시장 선점 시동

저등급 석탄 부산물로 탄소섬유를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수입에 의존하던 탄소섬유를 국산화 해 산업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곽병성)은 정두환 연료전지연구실 박사팀이 석탄 부산물인 잔사(타르)를 이용한 '석탄 열분해 부산물 탄소섬유 제조 핵심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저등급 석탄을 이용한 잔사 제조 과정
저등급 석탄을 이용한 잔사 제조 과정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고, 강도는 10배 뛰어난 신소재다. 항공우주산업, 토목건축, 자동차 산업 소재로 각광받는다. 다만, 원료인 '폴리아크릴로니트릴' 가격이 높아 경제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잔사를 섬유 형태를 지닌 '피치계' 탄소섬유로 제조하는데 성공,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석탄 부산물을 활용한 탄소섬유 제조는 그동안 일본에서만 가능했다.

연구팀은 잔사를 탄소섬유화하기 위해 다양한 특수 공정을 적용했다. 저등급 석탄에서 나온 잔사는 산소 함량과 분자량이 커 섬유 형태로 제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방사성'이 낮아 탄소섬유를 길게 뽑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우선 압력 및 온도를 단계 제어해 원료 분자량을 제어하는 '2단 열처리법'을 썼다. 이후 추가 물질을 섞은 뒤 열처리 해 원료 분자구조를 변화시키는 '공탄화' 과정을 거쳤다.

이 결과 1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탄소섬유를 제조·방사할 수 있었다. 이 탄소섬유는 일반 피치계 탄소섬유와 강도가 같으면서 생산단가는 20% 낮다.

정두환 에너지연 연료전지연구실 박사
정두환 에너지연 연료전지연구실 박사

연구팀은 이번 기술 개발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탄소섬유 국내생산이 가능해 졌다고 설명했다. 상용화 시 기술 경제기대효과는 내수 3조원, 수출 40조원에 달한다.

이미 국내 석탄 및 석유잔사 생산 기업에서 이번 개발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환 박사는 “이번 기술은 글로벌 에너지 이슈 대응과 신산업 창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저등급 석탄 고부가가치화 활용기술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