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애나의 O2O줌인] 부정적 경험 치유는 또 다른 마케팅

[디애나의 O2O줌인] 부정적 경험 치유는 또 다른 마케팅

 
최근 고교 동창을 만났다. 그는 일상적인 대화 가운데서 가족과 종종 방문했던 음식점에 방문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그 음식점이 분위기와 맛은 훌륭했지만 음식이 한참 뒤에 나오거나 손님 호출을 무시하는 등 서비스가 최악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는 곧 고객 개인적으로만 보면 부정적인 경험에서 탈피하려는 단순한 자위적인 대책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넓은 범위에서는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다. 물론 그는 SNS나 블로그 등으로 글을 남기는 직접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 들르던 고객이 다시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 이는 충성고객 이탈의 대표적인 모습이자 기업운영의 근본적인 개념을 흔들만한 일이 된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 펼쳐지는 판매촉진 전략이든 온라인 업체의 고객 로그데이터 분석이든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 최고의 고려대상은 고객의 '부정적 경험'이다.

특히 최근 이용빈도가 높은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고객과 서비스간의 접점부터 회사의 목표(구매)에 맞닿는 시점과 이탈여부들을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로 도식화하며 고객의 부정적 경험을 없애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비대면 고객접촉 특성을 지닌 온라인 서비스에 있어서 부정적인 경험을 없애는 것은, 오프라인 채널보다 더욱 강렬하게 충성고객층의 유지와 함께 신규고객의 참여를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숙박업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던 오버부킹(overbooking)으로 인한 숙소 측의 일방적 예약 취소를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있다.

사실 호텔, 펜션 등 숙박시설은 O2O나 소셜커머스 등 여러 채널로 판매된다. 이때 하나의 객실이 복수의 채널에서 동시에 팔려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예약이 겹치는 현상이 오버부킹이다. 이를 파악한 숙소는 나머지 채널에서 들어온 예약을 취소하고, 고객은 예약 취소 통보를 받는다. 이는 고객이 꼽은 가장 불쾌한 숙박 앱 이용 경험 중 하나였으며 해당 숙소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예약 서비스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바꿔버릴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밖에 없다.
 
현재 여기어때는 난처한 상황에 놓인 고객을 위로하는 제도를 '안심예약제'라는 이름 아래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안심예약제는 숙소 사정으로 고객의 예약이 일방적으로 취소돼 사용자가 피해 입을 경우, 여기어때가 기존에 예약된 객실보다 더 좋은 대안 숙소를 제시하고, 소비자를 위로하는 제도다. 객실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차액은 여기어때 측에서 부담한다. 고객이 새로운 숙소를 찾으며 허비하게 되는 시간을 줄이고, 금전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시행 100일만에 강성민원을 52.2%까지 감소시키는 등 효과를 나타냈고, 설문조사에 있어서도 안심예약제 경험 사용자 10명 중 9명(92.3%)이 여기어때의 조치에 '만족했다'고 답할 정도로 효과를 거뒀다. 이것이 반드시 매출확대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기어때의 이미지 상승과 함께 장기적인 고객수요 창출의 효과가 될 것은 분명하다.

여타 O2O 업계도 고객신뢰를 향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우선 P2P금융 기업 어니스트펀드, 렌딧, 펀다 등 핀테크 기업들은 보험과 결합된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

인테리어 중개 스타트업 집닥의 경우에는 '책임 관리 서비스'를 도입, 공사완료 고객 가운데 인테리어 시공 결과가 계약조건에 비춰봤을 때 재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집닥이 전액 재시공을 지원하고 있으며, 1대1 전담 매니저제를 신설해 견적부터 공사종료까지 맞춤서비스를 진행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렇듯 이들 기업들도 기존 자사의 상품 외에도 고객 신뢰를 쌓는 다양한 방안으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며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유입돼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입된 고객이 유출되지 않게 세심하게 고객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지탱해주는 축이 된다. 서비스의 재구매율이 낮거나 고객 유출이 높다면,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필자소개/디애나(김다빈)
홍보 에이전시에서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 담당 AE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패션, 식음료, 숙박업 등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했다. 현재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팀에서 SNS,. 언론홍보, 콘텐츠 제작, 라이브방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IT 전문 홍보인으로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