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행정안전부, 클라우드산업 육성 의지 있나

클라우드컴퓨팅법을 제정해 공공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노력이 부처 간 엇박자로 말미암아 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공 클라우드 확산 양대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렇다 할 만 한 도입 사례가 나오지 않아 올해까지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 클라우드 확산을 뼈대로 하는 클라우드컴퓨팅법은 이미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과기정통부는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 그러나 공공 정보시스템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시큰둥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실제 최근 과기정통부와 행안부는 공공 분야 민간 클라우드 도입 확대 방안 논의에 착수했지만 의견차만 확인했다.

정부는 2015년 클라우드컴퓨팅법 시행 이후 '1차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기본계획'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추진했고, 내년부터 시행하는 2차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공공 민간 클라우드 확산을 위해 공공 적용 대상 확대와 정보 자원 등급 완화를 주장하지만 공공을 총괄하는 행안부 협조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항공우주국(NASA) 등 부처가 적극 도입하며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하는 등 '미국 정부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 잡으며 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정부 전폭 지원 속에 급성장, 글로벌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절반 이상은 해외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미 많이 늦었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생존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공공 시장이 꼭 필요하다. 국내 클라우드업계는 행안부도 과기정통부와 공조,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읍소한다. 미국과 중국 사례에서 보듯 공공이 선도해서 우리 기업에 주요 도입 성공 사례를 만들어 줘야 내수는 물론 해외 진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