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최 회장 특명으로 시작된 SK하이닉스 기술혁신기업 제도

좌측부터 미코 최성학 대표,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유비머트리얼즈 이곤섭 대표, 티이엠씨 유원양 대표.
좌측부터 미코 최성학 대표,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유비머트리얼즈 이곤섭 대표, 티이엠씨 유원양 대표.

반도체 오버레이 계측설비 전문업체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올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성능을 높인 계측설비가 본격 출하되기 때문이다. 식각장비 전문업체 에이피티씨(APTC)는 올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차폐 재료 전문업체 엔트리움은 스프레이 방식 전자파간섭(EMI) 차폐 기술이 본격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매출이 껑충 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로스테크놀로지, APTC, 엔트리움은 지난해 SK하이닉스 기술혁신기업에 선정된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들 기업에 '최소 구매물량 보장'이라는 파격 지원을 했다. 물론 각 제품의 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는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이들 기술혁신기업과 커뮤니케이션을 늘리면서 도전 과제를 해결했거나, 해결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회사도 세 곳이다. 미코는 반도체 공정 장비용 히터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1996년 설립됐고 330명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711억원이다. 유비머티리얼즈는 화학기계연마(CMP) 공정시 활용되는 재료인 슬러리가 전문이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3억65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요구하는 CMP 슬러리 기술 요건을 달성하면 대규모 매출이 기대된다. 티이엠씨는 각종 레이저 가스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됐으며 직원 수는 26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1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술혁신기업 선정을 위해 SK하이닉스의 제조기술, 테크혁신, 패키지&테스트, 구매 등 유관 조직에서 총 15개사를 추천했고 4차 심사를 거쳐 최종 3개사를 선정했다”면서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자본 중소기업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혁신기업 제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시 아래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유망한 반도체 장비 재료 회사를 발굴, 지원해 이들이 크면 그것이 곧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도 외산 의존도를 줄이거나 혁신 기술을 확보하는 등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