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끌어온 반도체 직업병 논란 종지부 찍나…중재방식 동의

삼성전자가 반도체 직업병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위원회 2차 조정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회 등을 펼쳐왔던 노동조직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조정위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10년가량 끌어왔던 반도체 직업병 논란이 끝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전날 삼성전자 직업병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제안한 2차 조정 제안을 승낙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정위는 지난 17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를 발송했다. 2차 조정은 중재 방식이다. 위원회는 중재 결정을 내리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면서 양측에 21일 자정까지 수용 여부를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중재방식은 조정위원회에 중재 권한을 백지위임 하는 것과 같다. 이 같은 조정위 제안을 양측이 받아들임으로써 협상 타결의 길이 열린 것이다.

조정위는 9월말에서 10월초까지 중재안을 마련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중재안은 △질병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 △삼성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는다.

다만 이러한 배수진을 쳤음에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중재안이 나올 경우 어느 한 쪽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현재 조정위원장을 포함한 조정위 인사의 정치 성향은 노동계 쪽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삼성전자에 불리한 중재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조정위는 2014년 10월 삼성전자와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 보상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2016년 1월 삼성전자,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등 세 곳 주체가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사과와 보상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정위원회는 이번 중재에서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10년 분쟁'은 종결된다.

10년 끌어온 반도체 직업병 논란 종지부 찍나…중재방식 동의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