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블록체인 현장을 가다]'정중동' 암호화폐 천국 일본

2017년 일본은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암호화폐 천국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현재까지 거래소 16곳이 등록했다. 당시 신주쿠 거리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황은 급반전했다. 올해 1월 해커들이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체크를 덮쳤다. 5억달러 이상을 훔쳐갔다. 현재까지 모든 고객에게 환불했지만 해킹 사건은 일본 정부를 놀라게 했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거주 중인 유명준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빅카메라 등 대형 전자양판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간판을 어렵지 않게 봤다”며 “하지만 비트코인이 순수한 결제수단이라기보다는 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호기심 해결을 위해 결제 수단으로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외 블록체인 현장을 가다]'정중동' 암호화폐 천국 일본
[해외 블록체인 현장을 가다]'정중동' 암호화폐 천국 일본

기자는 도쿄 신주쿠역 동쪽입구점과 서쪽입구점 두 곳을 찾았다.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광고판을 보기 위해서다. 아쉽지만 지난해 쉽게 만날 수 있었다던 간판은 눈이 띄지 않았다. 단지, 결제 방식을 안내하는 푯말에 일반 카드사 로고 반절만한 크기 비트코인 로고가 함께 들어있었다.

빅카메라 홈페이지에도 결제방식으로 비트코인이 들어있다. 부가세를 포함한 주문금액 10만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사용방법에는 다만 '비트플라이어(bitFlyer)' 시스템만을 이용한다고 적혀있다.

일본에서 암호화폐공개(ICO)를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ICO 발행자가 가상화폐 교환사업 등록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인된 거래소나 ICO 플랫폼에 판매를 위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교환사업 등록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기간도 6개월까지 걸린다. 두 번째 방법도 승인된 ICO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을 분석하는 에레멘타스는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일본에 ICO로 들어온 자금 약 70%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일본 암호화폐 해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수억달러 비트코인 분실 사고가 있었지만 극복해 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큐오인은 일본 정부 규제 완화 정책으로 투자환경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일본)=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