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74>공유경제는 저들만의 리그인가?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74>공유경제는 저들만의 리그인가?

“기득권 반대를 정면 돌파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공유경제를 막아선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나 규체 철폐로 혁신의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온 터여서 별로 새삼스럽지가 않다. 믿기지도 않는다. 단지 운송을 공유하는 우버, 숙소를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차량을 공유하는 카셰어링 등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가 이미 미래 경제를 견인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어 불안할 뿐이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74>공유경제는 저들만의 리그인가?

2009년 우버 창업과 2008년 에어비앤비 서비스 시작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만의 것을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길이 더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버와 에어비앤비 매출은 각각 8조원과 3조원을 넘어섰다. 경쟁자 리프트가 가세하지 않았다면 훨씬 더 큰 매출을 기록했을 수도 있다.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글로벌 경제의 총아가 됐고, 블록체인 기반 공유경제 서비스까지도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에 우버가 진출했지만 여의치 않아 후퇴했고, 에어비앤비도 싹트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동안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서로가 농기구를 공유하고 협동 판매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경제 공유는 요원해 보인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규제를 철폐하고 개인 경제를 공유하도록 중개 역할을 하려는 시도는 착각이다. 개인이 자발 의지로 자신의 물품과 소유를 타인에게 일정 기간 양도하고 부가 가치를 창출해야 진정한 공유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를 막는 가장 큰 괴물은 '내 것'은 남이 사용할 수 없다는 소유 의식이다. 1년에 한 번을 사용해도 내 것이어야 만족하는 소유 문화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는 거래도 왠지 찜찜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어차피 가진 것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가족끼리도 금전 거래를 명확히 하는 저들과는 좀 다르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74>공유경제는 저들만의 리그인가?

공유경제의 앞길을 막는 더 큰 괴물은 규제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도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 등을 설치, 규제를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실적 위주로 치우쳐 있어서 실효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규제 철폐가 문제를 야기했을 때 공무원이 감당해야 하는 감사 때문이다.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손익을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로 창출되는 가치와 미래를 여는 기여도를 순익으로 하고 발생 가능한 피해(사고, 사기, 범죄 등)를 손실로 계산해서 규제 필요성을 결정하는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언론이 한 사건을 끄집어내 집중 보도하면 사회가 반응한다. 그리고 정부는 재발을 막기 위해 규제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선의의 결론에 도달한다. 규제로 면피하지 않으면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서비스 창출은 시기를 놓치고 전체 서비스가 발목이 잡히는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다. 지나친 개인 정보 보호로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정체되고, 드론 사고에 의한 우려로 서비스가 규제에 묶여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규제 혁신을 위해서는 손익계산에 근거한 규제 철폐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규제 프리존이나 샌드박스 등 예외 조항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사 책임을 면제해 주지 않으면 정부의 규제 철폐는 또 다른 공염불이 될 것이다. 세계는 공유경제 시대로 치닫고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를 이을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는 우리가 주인이어야 한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74>공유경제는 저들만의 리그인가?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