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외국계 SW 라이선스 문제로 골머리 앓는 공공...라이선스 점검,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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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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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는 최근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라이선스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전임 담당자가 오라클 DBMS 유저 라이선스 100개를 구매했는데 A공공기관 DB 접근 가능 인원은 1000명이다. 오라클이 유저 라이선스로 구매했기 때문에 불법 사용하는 900개를 추가 구매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전임자는 구매 당시 오라클이 문제 삼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라클이 언제 이 사실에 대해 감사를 요구할지 모른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오라클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불법 라이선스 이슈 '폭탄'을 떠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기관처럼 라이선스 정책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인수인계 과정에서 책임 문제, 라이선스 추가 구매 예산확보 어려움 등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사례가 많다. SW구매 계약 시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는 공공기관이 오라클 DBMS 등 외국계 SW 구매 시 라이선스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오라클 DBMS는 퍼스널 에디션, 스탠다드 에디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등 유형으로 판매된다. 오라클 등 외국계 SW 구매 담당자가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해당 사업이 엔터프라이즈 구매 대상인데 스탠다드 에디션을 구매하는 경우다.

공공 구매 담당자는 비용을 지불하고 DB 라이선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정상 사용이라 여긴다.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급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사용이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예산을 투입해 SW 정품을 구매했음에도 제대로 된 라이선스를 사지 않아 '불법 구매'가 된다.

A공공기관처럼 오라클 DB 실제 사용자 수를 적게 계산하는 경우도 범하기 쉬운 사례다. 오라클 DB 구매 방식은 유저 단위와 하드웨어 장비 코어 단위 등으로 나뉜다. 기업 직원 300명이 전자결재를 사용하면 오라클 DB 구매 유저 수는 300유저가 돼야 한다. 홈페이지 등 DB 접속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 코어 라이선스 등을 구매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코어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유저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잘못된 라이선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불법 사용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나라장터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오라클 DBMS 구매 사례 가운데 불법 사용 문제 지적이 가능한 건들이 많다. 광주교대도 최근 오라클 DBMS 구매 과정에서 유저 단위 구매를 발주했다. 업계는 코어 단위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유저 단위 구매로 문제 발생 여지가 없다는 점을 한국오라클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오라클도 “문제 소지가 없다”고 답했다.

업계는 교육 관련 B기관도 코어 방식 구매가 아닌 유저 방식을 도입, 불법 사용 문제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관련 기관 담당자와 한국오라클은 “합법적으로 라이선스를 도입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분 공공기관이 복잡한 라이선스 정책 때문에 오라클 등 외국계 SW기업 총판이나 파트너사 판매 정책에 의지한다는 점이다. 국내 외국계 SW기업이나 총판사가 '문제가 없다'고 안내하는 말만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불법 SW사용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14년 서버 SW라이선스 정보가이드와 SW 관리 가이드 등을 마련, 국가와 공공기관 저작권법 위반 예방 노력을 한다. 여전히 불법 사용 문제가 산재한 경우가 많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불법 사용 여지가 있는 공공기관은 불법 소지를 차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정보화 담당자가 불법 사용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추후 오라클이나 외국계 SW기업이 감사 등을 진행했을 때 문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전에 점검하고 잘못된 계약은 바로 잡아 불법 사용 오명을 벗고 추가 라이선스 구매에 따른 예산 낭비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은 “오라클 SW 사용조건과 정책에 대해 파트너사에 다양한 방법과 경로로 교육 또는 고지하고 고객에게도 안내한다”면서 “파트너가 고객에게 제대로 안내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