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신산업 육성 의지 가져야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확대 정책과 관련해 국무조정실에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관련 문건에는 네 가지 부정적 분석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 기술력, 서비스 품질, 경쟁력 등이 글로벌 기업에 뒤떨어져 공공 시장 개방 시 글로벌 기업에 잠식될 것이라는 것이다. 공공 부문 민간 클라우드 활용에 따른 산업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확대 시 일자리가 소멸돼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도 있다. 공공 시장 개방 시 국내 데이터가 국외로 저장된다며 주권 상실 우려도 제기했다.

행안부 부정 시각이 공개되면서 관련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미 선진 각국에서 자국 공공기관 클라우드 이용 확대를 바탕으로 한 성공 사례가 즐비한 마당에 뒷북을 친다는 항의다. 클라우드를 주요 육성 산업 정책으로 채택했음에도 성과가 지지부진한 배경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까지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을 40%까지 늘린다는 정부 약속은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 중요한 이유는 행안부 시각이 '국내 민간업체는 실력이 없고 이미 늦었으니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국내 기업을 깎아내린 것이 아니라 공식 자료를 인용한 것이고, 민간 클라우드 이용은 확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이 클라우드 시장에 적극 뛰어든 상황에서 국내 실력 운운은 정부답지 못한 태도라며 지적하는 한편 산업 효과 미비와 데이터 주권 상실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는 반응을 보였다.

행안부 부정 시각을 접한 정치권이 업계와 정부 간 논의 마당을 마련했다.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은 오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병국 의원(바른미래당)과 공동 주최로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활용 이대로 좋은가?' 주제 정책 간담회를 연다. 과기정통부는 행안부 주장에 대해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다. 정책 간담회를 통해 정부 의도가 명확히 전달되고 업계 우려가 불식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