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 "창업? 열정과 재미 그리고 도전"

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
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

“창업 실패한 사람을 한국에서는 '망한사람'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우수한 경험을 보유한 사람인데….”

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가 국내 창업문화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이덴티티게임즈 창업자이자 前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를 거친 그는 이룰 만큼 이뤘고 가질 만큼 가졌다. 그러나 이 남자는 스스로 망한 남자라고 불렀다.

이 대표 첫 창업은 실패였다. 실패 후 다시 창업하는 데 10년 걸렸다. 그동안 한·미·일에서 사원으로 문화와 프로세스를 경험했다. 그리고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창업해 중국 샨다에 12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이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실패에 대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 크다”며 “북미권에서는 경험축적을 인정해주는데 국내에서는 반대로 경력활동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꼭 정부 규제 때문에 창업이 위축받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망하는 방법을 안다. 그래서 경험을 중요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

창업 아이템 쏠림현상도 창업 위축의 한 이유라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기술기업이나 혁신기업 등 속칭 뜨는 기업에 과도한 포커스가 맞춰진다”며 “해외 검증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들여오거나 독창적인 레시피를 보유한 요식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귀천 없는 전방위적 창업 아이템 장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업은 개인가족 모두에게 큰 모험이다. 실패를 수반한다.

그럼에도 창업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열정과 재미다. 카본아이드에는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내가 재미있게 만드는 게임을 끝까지 이뤄내고'라면서 고사한다. 이 대표는 이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 설문을 통해 비효율적이고 신경 쓰이는 모든 문제를 제거했다.

이 대표는 “창업은 삶에 대한 열정이 최고조 되는 지점을 찾아가는 도전 과정”이라고 말했다.

카본아이드는 현재 게임계에서 위기를 겪는 중견·중소업체다. 국내 중견업체는 중국 게임에 자리를 내줬다. 거대 기업은 최상단에서 요지부동이다. 넥슨과 텐센트에서 투자를 받은 카본아이드지만 양극화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이 대표 의견은 조금 달랐다.

이 대표는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이분법적으로 보기보다는 플랫폼 성숙기에 나타나는 현상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0년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이동이 일어나는 단계”라며 “다른 형태 놀이방식이나 플랫폼이 또 다른 스타를 탄생시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기간트쇼크 스크린샷
기간트쇼크 스크린샷

카본아이드 신작 '기간트쇼크'는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기간트쇼크는 거대 보스와 사투를 벌이는 모바일 액션RPG다. 기존 액션 RPG 조작 어려움과 복잡성을 탈피해 '에이밍액션'이라는 독특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이 대표는 “25일 일본 양대 스토어에 론칭했다”며 “매출 순위 100위 안에서 롱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