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목표보다 11.5조 더 풀었지만…“한국 경제 식어 간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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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식어 가고 있다. 생산, 투자,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은 국제 무역 분쟁 심화로 앞날이 불투명하다. 우리 기업 경기 전망도 일제히 비관으로 돌아서면서 투자는 더 위축될 우려가 높다. 정부가 경기 활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지만 효력이 보이지 않는다. 소득 주도 성장 등 정부 핵심 경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3월 0.9% 감소에서 4월(1.4%)과 5월(0.2%) 증가로 전환했다가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체 산업 생산 감소는 제조업 등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1.2%) 등이 증가했지만 자동차(-7.3%), 화학제품(-3.6%) 등이 줄면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6월 투자 지표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줄어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내 기계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15.2% 줄었고, 건설기성(해당 월에 시행된 건설투자)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건설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18.3% 줄었다.

6월 소매판매(소비)는 월드컵 특수에도 전월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정부가 올해 428조8000억원 '슈퍼예산' 편성, 3조8000억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투입으로 경기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경제성적표는 충격이다. 정부는 상반기 예산을 당초 목표보다 11조5000억원 초과(주요 관리대상사업 280조2000억원 가운데 당초 상반기 목표는 162조6000억원) 집행을 했지만 별다른 약효가 없었다.

이날 한국은행, 한국경제연구원이 각각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하반기 경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으로, 100 미만이면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7월 BSI가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75라고 밝혔다.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8월 BSI는 89.2를 기록,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 중심 경제 정책을 펼쳤지만 주요 경제지표, 일자리·소득분배가 모두 악화되면서 정책 수정 요구 목소리는 높아졌다.

정부는 경제가 여전히 전망치(올해 2.9% 성장) 경로에 있고, 기존 정책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경 집행 본격화 등은 긍정 요인이지만 미·중 통상 분쟁,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은 위험 요인”이라면서 “대내외 리스크를 관리하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추진, 신속한 추경 집행으로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