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쿠웨이트 최고병원 위탁운영 추진..수주금액만 수조원대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서울대병원이 쿠웨이트 초대형 병원 위탁운영 사업 수주를 노린다. 사업 규모가 5년간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가 뉴 자흐라 병원 위탁운영 사업 참여를 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 병원에 제안했다. 서울대병원이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뉴 자흐라병원은 국가 투자가 집중된 자흐라 메디컬시티에 위치한 1200병상 초대형 병원이다. 쿠웨이트 최대 산부인과, 응급센터, 임상병리 시설을 갖췄다. 모두 1인실로 구성됐다.

쿠웨이트 정부는 최고 인프라를 갖춘 만큼 병원 운영도 높은 수준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5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메디컬코리아 2018'에 쿠웨이트 보건부 차관이 방문, 주요병원 원장에게 위탁운영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제안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소개로 메디컬코리아 행사 참여를 위해 방문한 쿠웨이트 차관이 주요병원에 의사를 타진했고, 그 중 서울대병원이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아직 위탁운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아니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단, 쿠웨이트 정부가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국내 병원에 우호적인 것을 감안하면 사업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 전경
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 전경

서울대병원은 2014년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위탁운영한다. 병원은 암, 뇌신경, 심장혈관 특화 병원으로 246병상 규모다. 모두 1인실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이 해외병원을 위탁 운영한 첫 사례다.

중동 내 위탁 운영 경험을 보유한 점, 국내 최고 수준 인력과 장비, 시스템을 보유한 점은 추후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부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서 호평을 받는 병원정보시스템(HIS) '베스트케어'까지 공급해 병원 첨단화 구현 제안도 매력적이다.

사업 수주 시 금액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에 근무하는 한국인 인력은 의사, 간호사 등 총 228명에 달한다. 인건비와 현지 체류 지원비, 병원 내 장비와 시스템 구축비 등에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당시 UAE 정부와 계약한 금액만 5년 기준 1조원에 달했다. 쿠웨이트 뉴 자흐라 병원은 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보다 병상 수만 5배 가까이 많다. 국가 최고 병원인 만큼 투자 규모도 크다.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에서 한국인 의료진이 현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에서 한국인 의료진이 현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넘어야 할 난관도 있다. 쿠웨이트 정부가 문서로 된 정식 제안을 하지 않았다. 보건당국 수뇌부가 직접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외 다른 나라에 유사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병원은 완공된 상황이라 빠른 시일 내 위탁 운영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관심은 많지만 입찰 관련 문서를 받은 것도 아니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