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전 수출, 여야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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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원전사업자 뉴젠의 우선 협상 지위 상실을 놓고 정치권이 다시 맞붙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원전 수출이 후반기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정책위 의장 브리핑을 열고 영국 원전이 제2 해외자원 개발 부실 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맹목적 해외 투자로 막대한 혈세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상기하자며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탈원전 분위기와 맞물려 원전 수출 회의론을 정식으로 제기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9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과 간담회를 갖고 탈원전 정책 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 위원장은 “원전과 관련해 국정 지도자가 국민을 위한다는 입장에서 전향적인 자세와 입장을 한번 보여 달라”며 탈원전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전은 정치적 이해 득실을 위한 대상이 아니다. 원자력은 원자력일 뿐이다. 원전은 에너지 측면에서 21세기가 낳은 획기적인 신기술이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물 또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결국 사용자 문제다. 기술 그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는 논리는 너무 비약이다. 물론 아직은 원전이 안전성 측면에서 불안하다. 충분한 대비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원전을 산업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 수준 원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년을 투자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가 원전 강국으로 앞서가고 있을 때 꾸준히 벤치마킹하며 단계별로 국산화해서 이제야 꽃이 피는 시점이다. 원전 수출은 부품과 제조 능력, 설계와 시공, 엔지니어링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수출이 가능한 나라는 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소수다. 정치적인 이유로 원전 홀대에 이어 수출까지 막는다면 국가적으로 손해다. 앞으로 160기 이상 세계 원전시장이 열린다. 어느 때보다 트랙 레코드가 필요하다. 원전 수출을 위해 여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