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블록체인 스타트업, 서사하라 지역에 풍력발전소 짓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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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스타트업 솔루나가 모로코가 점유하고 있는 서사하라 다클라 지역에 블록체인 컴퓨팅 센터 가동을 위한 900메가와트(㎿)규모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 중 하나를 대상으로 약 3만7000에이커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회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원과 함께 유틸리티 규모의 블록체인 컴퓨팅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존 벨리지어 솔루나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오프그리드(독립형) 초기 단계는 2019년에 착공해 일 년 후에 완성될 것이며, 국가 전력망에 연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솔루나는 풍력발전소 전체 완성까지 5년의 시간과 1억4000만달러~2억50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36㎿를 생산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통해 디지털 거래 기록을 처리하는 대가로 주어지는 암호화폐다. 이를 가리켜 '마이닝(채굴)'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컴퓨터 용량과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은 대부분 아이슬란드, 캐나다, 중국 북부, 러시아처럼 춥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지역에 거대한 시설을 두고, 컴퓨터 연산과정에서 나오는 나오는 열을 식히며 채굴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인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6월 비트코인 채굴에만 시간당 71테라와트를 연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같은 심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나는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세계 최초 유틸리티 규모의 블록체인 인프라 회사를 목표로 설립됐다. 현재 사모펀드 브룩스톤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다른 사모펀드와 대형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솔루나는 모로코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해 엄격하게 경고해 온 만큼 암호화폐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 기업에 외화를 대가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위한 컴퓨팅 성능만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로코는 1975년 전 스페인 식민지였던 서사하라 지역을 합병했고, 그 이후 독립을 지지하는 현지인을 중심으로 한 폴리사리오 전선 등과 지속적인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모로코는 현재 재생에너지로부터 52%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열 및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