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대 투자전략, 소통했나

정부가 데이터, 인공지능(AI),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정부는 9개월 전에 지정한 8대 선도 사업이 개별 단위로 돼 있어 총체적으로 끌어갈 개념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3대 전략투자의 핵심은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 강화를 위해 '플랫폼 경제' 구현이다. 플랫폼 경제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처럼 여러 산업에 걸쳐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 기술, 생태계를 의미한다. 정부 발표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이 커진 플랫폼 경제를 구현해 혁신 성장이 가속되고 경제 체질, 생태계 혁신이 촉발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8대 선도 분야를 선정, 발표한 뒤 9개월 만에 '미진했다'는 자기반성은 산업에 대한 정부 고민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정부는 이번 정책을 발표하면서 여건이 바뀌면 추진 체계도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난해에는 '제대로 된 밑그림' 없이 8대 선도 분야를 선정한 것임을 인정한 셈이다.

여건이 바뀌었는데도 기존 틀을 고집스럽게 밀고나가는 것은 혁신 성장의 참모습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에 일부 공감한다. 뒤늦게라도 산업 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9개월 만의 정책 보완을 보면서 이번 정책은 과연 어느 정도 고민한 결과인지가 궁금해진다. 벌써부터 정부 산업 정책에 대한 신뢰 문제, 대기업 지원 집중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3대 전략 투자 분야는 주무 부처 중심으로 연말까지 로드맵을 마련해 순차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세부 계획은 만들어 갈 것이라는 의미다. 9개월 뒤 또 한 번의 자기반성이 나올까 우려된다.

산업 정책의 핵심은 기업이다. 이번 정책 수립 과정에 기업과 얼마나 소통했는지가 궁금한 이유다. 간담회 몇 번, 소수 대기업 의견 수렴이 전부가 아니었기를 바란다. 만약에 아니라면 세부계획을 만들어 가면서라도 제대로 소통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