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혁신은 끊임없는 자극의 결과…2020년 1등 태양광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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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혁신은 '자극'에서 온다. 내가 할 일은 직원에게 자극을 주고, 나는 직원과 경쟁사로부터 자극 받아 스스로 혁신하는 것이다.”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혁신'이다. 삼성전자 시절부터 공급망관리(SCM)와 노트북 개발 혁신으로 유명했다. 2014년 한화큐셀 전신인 한화솔라원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혁신은 그가 내세우는 첫 번째 키워드다.

남 사장이 혁신을 추구하는 방법은 '자극'이다. 그는 “혁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직원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것”이라며 “직원이 기술·소비자·경쟁상황이 바뀌는 것을 신속히 인지하게 만들고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준다”고 말했다. 여기서 좀 더 발전하면 직원이 시장이 바뀔 것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단계까지 간다.

자극을 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흔히 생각하는 질책뿐 아니라 승진인사나 격려도 자극이 된다. 남 사장은 지난 6월 독일에서 상반기 실적 마감 회의를 열고 각 국 법인장에게 상금을 전달했다. 미국 세이프가드와 중국 시장 위축 등 여파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악화된 환경 속에서 선방한 것을 격려했다.

그럼 최고경영자(CEO)인 남 사장은 어디서 자극을 받을까. 답은 직원과 경쟁사 CEO다. 남 사장은 “직원에게서 자극 받는다”라며 “직원이 명령을 잘 이행하지 않을 때는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또 “내가 경쟁업체 사장보다 경쟁력이 높아야 직원도,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면서 “같은 장비로 어느 회사는 열 개, 다른 회사는 다섯 개를 만드는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차이의 시작은 CEO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남 사장이 혁신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는 세계 1위다. 한화에 합류한 4년 전과 같다. 그는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 품질, 기술력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1등 태양광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목표는 이뤘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생산규모는 세계 최대이고 영업이익 부분에서도 중국 선두기업을 넘어섰다.

남 사장은 한화로 옮긴 후 일하는 절차와 제품관리에서 꾸준히 혁신을 꾀했다. 그 결과 매출은 2014년 14억달러에서 올해 목표가 30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약 6%로 세계 1위다. 태양광 셀 생산능력은 2.2GW에서 8GW까지 3배 늘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혁신은 끊임없는 자극의 결과…2020년 1등 태양광기업으로”

하지만 남 사장 스스로의 평가는 '80점 수준'으로 박하다. 남 사장은 “앞으로 2년간 한화큐셀 브랜드와 품질을 견고히 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태양광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태양광모듈을 봤을 때 한화제품이 눈에 띄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삼성, 현대차, LG 제품이 눈에 띄면 왠지 반가운 기색이 드는 것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에 한화큐셀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뜻이다.

남 사장은 “지금까지 생산규모로 입지를 다졌다면 앞으로는 제품·브랜드 역량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춰 중국 같은 거대시장과 기업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양광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모나 실적으로 세계 1등 기업은 바뀔 수 있어도 품질과 브랜드는 그렇지 않다. 2020년 세계 1위 목표는 품질과 브랜드도 포함하며, 이를 달성해야 '100점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2020년까지 모자란 20점을 더해 100점을 채우겠다는 각오다.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상반기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중국 보조금 축소 등 태양광시장에서 많은 일이 벌어졌다.

▲상반기에 미국 세이프가드 영향을 크게 받았다. 미국 판매량이 줄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다시 미국 시장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짓는 것이다. 원가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한다. 제품 가격이 관세 때문에 올라가니 시공사 마진이 줄어 미국 시장이 위축됐다. 나중에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미국에서 줄어든 판매실적은 유럽, 일본, 우리나라 등에서 많이 만회했다. 그덕에 올 상반기 회사가 80점 정도까지 올라선 것 같다. 13억5000만달러(한화큐셀코리아 포함) 정도 매출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억5000만달러 성장했다. 제품 판매량으로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판매 단가가 높아졌다. 하이엔드 제품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가고 있다. 중국 기업과 격차를 벌이겠다.

요즘 태양광시장에서 주력하는 제품은 단결정 퍼크(PERC) 셀인데, 중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는 4:6 정도로 단결정과 다결정 비율이 형성, 생산원가가 높은 단결정이 늘어나고 있다. 바꿔말하면 고효율·고출력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그 배경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소비자가 직접 비용을 부담해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제품을 고르다보니 상대적으로 검증된 고급제품을 사게 된다. 주택·상업용 시장 확대에 따라 제품이 고급화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상반기 급격하게 바뀌어 나간다. 따라서 제조사인 한화큐셀도 그렇고 중국 기업도 하이엔드 제품을 키울 수밖에 없다.

-하반기 추진 계획도 궁금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33억달러 이상(한화큐셀코리아 포함)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매출 비중이 통상 4:6 정도 된다. 상반기 13억5000만달러 기록했으니 하반기 20억달러를 달성해야 한다. 판매량으로 보면 상반기 2.7GW 포함해 올해 총 7GW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 잔고가 2.5GW 정도 있으니, 하반기 나머지를 채우기 위해 영업·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터키와 미국에 공장을 잘 짓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중국 공장 다 더하면 셀·모듈 각각 생산능력이 8.4GW, 미국과 터키 공장을 완성하면 모듈은 10.7GW로 부동의 세계 1위가 된다.

내년 미국공장 제품 생산시작 시점은 2월로 잡고 있다. 중국기업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으니 이들보다 빨리 준공해 제품을 공급,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이 중국 기업보다 경쟁력을 자신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해외에 공장을 짓고 신속하게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다.

해외공장을 짓고 운영하려면 벤더 확보, 자재 공급, 현지 엔지니어 육성 등 2년 정도 걸린다. 한화큐셀은 3~4년 전부터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 상대적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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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조한 제품 신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한화큐셀 태양광 제품 신뢰성과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독일 탈하임 중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큐셀 R&D 비용은 매출액 2.5% 수준이다. 중국 기업은 1%가 채 안 된다. 비용을 들이더라도 신뢰성과 품질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R&D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곳에서 일하는 연구개발(R&D) 인력과 엔지니어 200여명은 한화큐셀 경쟁력이자 자산이다. 독일 탈하임 중앙연구소에 버금가는 연구센터를 한국에도 만들려고 한다. 독일 연구 기능을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은 게 욕심이다. 다만 한국 연구소를 키우고 싶은데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다른 전자업종에서도 인력 유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도 산학협력으로 석·박사가 입사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하다. 독일에서 계속 R&D를 수행하지만 한국과 듀얼 체제로 가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 개발 방향이 궁금하다.

▲독일 탈하임 중앙연구소에 부여한 미션은 R&D 비용을 많이 쓰더라도 경쟁업체보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성능 제품이라도 경쟁사보다 먼저 공급하고, 격차를 계속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요즘 유행하는 퍼크 태양광 셀을 예로 들면 한화큐셀은 다결정 퍼크 태양광 셀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 지금은 중국도 많이 쫓아왔다. 이제 단결정 퍼크 태양광 셀로 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한화큐셀은 '하프셀'이라는 독자 기술을 개발해 한 발 더 나아갔다.

장기적으로는 실리콘 태양광 셀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 연간 R&D 투자 가운데 70%를 상용화 등 1년 내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한다. 나머지 30%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입한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해외 대학 연구소 등과 함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윤곽이 잡히면 대외에 발표할 것이다.

-앞으로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향을 어떻게 보나.

▲신재생에너지는 이제 대세다. 원자력이나 화석연료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태양광이 부흥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산업과 태양광산업은 약 20년 차이를 두고 비슷하게 흘러갔다. TV는 1980~1990년대에 국제적으로 수입규제가 많았다. 당시 일본과 미국 업체가 선점했는데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수입규제를 시행하는 국가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시장이 개방되고 수입규제가 의미가 없어졌다. 태양광도 앞으로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미국, 중국, 인도 등 대형시장이 수입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영구 조치가 아닌 한시적일 것이다.

TV를 기준으로 전자산업은 일본-한국-대만-중국순으로 패권이 이동했는데, 태양광산업은 중국의 물량공세로 유럽, 미국 등 기업이 모두 무너지고 그나마 상위권에서 버티는 곳이 한화큐셀 정도다. TV도 일부 업체가 과점했다가 수차례 시장이 변화했다. 태양광 역시 지금은 시장이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고, 한화큐셀은 끝까지 지속가능한 태양광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정부가 모범사례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임야 등에 태양광발전소 난개발 문제가 불거진 배경은 적합한 사업 부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매립지나 새만금 등에서 시범사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사업을 시작해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주고 지역 중소업체도 참여하는, 태양광만이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가용한 모든 유관 사업을 접목해 모범사례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공공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민간은 공익에 기여해 사업 저변을 넓히는 '윈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 보급확대뿐 아니라 태양광산업 발전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요즘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려운데, 장비 업체가 태양광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디스플레이 대표기업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힘겨워 질수록 후방 장비업체 부담이 커진다. 이를 태양광 분야로 전환시키면, 국내 산업도 지속 발전하고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태양광산업이 우리나라에 중요한 산업이 돼야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 과거처럼 태양광 셀 등 부품을 수입해 국내서 조립만하는 산업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 정부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지다. 태양광 산업생태계를 잘 육성하면 일자리도 늘어난다.

-신재생에너지협회장을 맡고 있다. 중점 추진 사안은.

▲내년 한국에서 '국제 재생에너지 콘퍼런스(IREC)'가 열린다. IREC는 미국, 독일, 영국 등 재생에너지 정책네트워크 국가 모임 REN21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행사다. 여기서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면 좋겠다. 반도체, 휴대폰처럼 태양광도 우리나라 대표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잘하는 회사도 있다. 이를 국제 사회에 홍보하고 한국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앞서간다는 인상을 심겠다.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직원 사기가 올라갔다. 젊은 직원에게 '프라이드'가 생겼다. 한화큐셀은 젊은 기업이다. 진천공장 직원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이다. 청년 직원 사기가 높아졌다. 대통령이 다녀간 덕에 사업이 잘 되길 바라기 보다는 인재 유입을 기대한다. 유능한 청년 인재가 한화큐셀 입사를 지원하는 효과가 이어지면 좋겠다.

-전자신문에 바라는 점은.

▲전자신문에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산업 융복합과 컨버전스 관점에서 통찰력 있는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것이다. 전자신문이 정보통신기술(ICT)이나 4차산업혁명 등 트렌드를 앞서 얘기할 수 있으니, 사업기회까진 아니어도 융복합 산업 트렌드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잘 정리해 제공해 주길 바란다. 알아야 창업 기회도 생기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전자신문이 독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바란다.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3년부터 경영혁신팀장, 컴퓨터사업부장, IT솔루션(PC/프린터)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 경영혁신팀장 재직시 공급망 관리(SCM) 혁신을 주도했다. 2009년에는 IT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2008년 270만대였던 노트북 판매량을 그 해 580만대, 2010년 1030만대까지 늘렸다. 모두가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말리던 초슬림형 프리미엄 노트북 '시리즈9'을 일반 노트북 3배에 달하는 개발 기간을 투입해 완성했다. 2014년에 한화큐셀 전신인 한화솔라원 사장으로 부임했다. 삼성 출신 첫 한화 계열사 CEO로 주목받았다. 이어 한화솔라원과 큐셀을 합병한 한화큐셀 초대 CEO를 맡아 오랜 적자 늪에 빠져 있던 회사 실적을 2015년부터 흑자로 전환시켰다. 한화큐셀이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생산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국 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통합 한화큐셀 사장 취임 때 밝힌 “세계 1위 태양광솔루션 기업이 되겠다.” “매출과 이익은 물론, 시장점유율과 브랜드이미지까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포부 실현을 한 걸음 앞에 두고 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혁신은 끊임없는 자극의 결과…2020년 1등 태양광기업으로”

대담=이호준 산업정책부장

정리=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